KAIST 한순규 교수 한국인 첫 오가닉 신세시스 검증편집위원 선출
- 김종서 기자

(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화학과 한순규 교수가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오가닉 신세시스 재단 총회에서 오가닉 신세시스 편집위원회 위원으로 선출됐다고 11일 밝혔다.
오가닉 신세시스는 1921년 창간된 유기화학 분야 국제학술지다. 일반적인 학술지와 달리 논문에 제시된 유기화학 합성법을 검증편집위원의 연구실에서 직접 반복 실험해 재현성을 확인한 뒤에만 출판하는 독보적인 운영 방식을 이어오고 있다.
현재 편집장은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 화학과 릭 댄하이저 교수가 맡고 있다. 수율과 선택성, 정제 과정까지 실제 실험을 통해 엄격하게 확인하기 때문에 이곳에 수록된 합성법은 전 세계 유기화학자들이 신뢰하고 활용하는 표준 실험 지침으로 평가받는다.
오가닉 신세시스에 투고된 실험과정 중 두 번 재현을 거쳐 10% 이내 오차로 재현 가능한 결과만 최종 출판된다. 이 사실을 알고 투고함에도 재현불가능해 실리지 않는 논문은 7%에 달한다.
오가닉 신세시스 편집위원회에는 그동안 일본·중국·홍콩 등의 아시아권 연구자들이 참여해 왔지만, 한국인 화학자가 검증편집위원으로 선출된 것은 한 교수가 처음이다.
한 교수는 향후 5년간 검증편집위원으로 활동하며 저널에 게재할 연구의 제안과 초청, 선정은 물론 다른 연구자가 개발한 합성법을 KAIST 연구실에서 직접 재현·검증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후 3년까지 임기를 연장할 수 있다.
그는 유기화학 분야의 또 다른 대표적 국제학술지 '오가닉 레터스'의 부편집장도 맡고 있다.
오가닉 신세시스가 창간 이후 출판한 3100여 편의 논문 가운데 한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유기화학자의 논문은 9편이다. 이 중 4편이 KAIST 교수진의 연구다.
한 교수의 위원 선출로 KAIST 화학과는 검증편집위원 재임기간 '오가닉 신세시스 석학 강연 시리즈'도 개최할 수 있게 됐다. 오가닉 신세시스 재단의 후원으로 세계적인 유기화학자를 KAIST에 초청하는 프로그램으로, 학생과 젊은 연구자들이 세계적 석학들과 교류할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 교수는 복잡한 천연물의 화학적 합성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연구자다. 2014년 KAIST에 부임한 이후 우리나라 약용식물인 광대싸리나무에서 유래한 복잡한 구조의 알칼로이드 천연물 다수를 합성하는데 성공했다.
최근에는 합성화학 연구를 바탕으로 빛으로 분자의 구조와 기능을 조절하는 분자 광스위치를 개발했다. 합성 천연물 유도체를 활용한 항암제와 알츠하이머 등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개발로 연구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한 교수는 "유기화학의 역사를 만든 선배 화학자들이 그랬듯 세계 화학자들에게 기여하고 신뢰할 수 있는 화학 지식을 축적해 인류의 화학 발전에 이바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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