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원숭이에만 있는 DNA 조각에서 치매 유발 원인 찾았다

생명연 줄기세포융합연구센터 이미옥·손미영 박사 공동연구팀

영장류특이 Alu매개 게놈 결실에 의한 퇴행성 뇌 질환형질 유도 기전 모식도(AI 생성·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제공) /뉴스1

(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줄기세포융합연구센터 이미옥·손미영 박사 공동연구팀이 사람 줄기세포로 만든 뇌 오가노이드를 활용해 사람과 원숭이 등 영장류에만 있는 DNA 조각 '알루(Alu)'로 인한 치매 유발 과정을 규명했다고 26일 밝혔다.

알루는 사람 유전체의 약 1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로 잘못 연결되면 그 사이의 유전정보가 사라지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연구팀은 SPAST라는 유전자에 주목했다. 이 유전자는 약 36%가 알루로 구성돼 있는데, 특히 알루 밀집 부위에 이상이 생기면 다리가 뻣뻣해지고 걷기 어려워진다. 특히 유전자의 큰 부분이 사라진 일부 환자에서는 운동장애뿐 아니라 치매 증상까지 나타난다.

이에 연구팀은 실제 환자와 비슷하게 SPAST 유전자의 일부를 없앤 사람 줄기세포를 뇌 오가노이드로 키워 유전자 변화가 뇌세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관찰했다.

그 결과 일부가 사라진 SPAST 유전자가 옆의 다른 유전자와 잘못 연결되면서 세포 안에서 아연을 옮기는 ZnT6 단백질이 정상보다 약 절반으로 감소했다.

ZnT6가 줄어들자 세포 안의 아연 균형이 무너지고, 단백질과 지방을 가공하고 운반하는 골지체가 손상되면서 결국 뇌 신경세포까지 손상됐다.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 쌓이는 것으로 알려진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은 약 10배, 죽어가는 신경세포는 약 4배 늘었다.

연구팀은 이렇게 밝혀낸 유전자 변화부터 뇌 신경세포 손상까지 과정에 개입해 신경세포 손상을 줄일 수 있는지도 확인했다.

세포 안에 과도하게 쌓인 아연을 줄이거나 골지체 손상을 막자 골지체 구조가 회복되고 아밀로이드 베타도 감소했다. 이는 아연 균형과 골지체 기능 회복이 새로운 치료전략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 결과가 일반적인 치매와도 관련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 조직도 살펴본 결과, 환자의 뇌에서도 ZnT6 이상과 골지체 손상의 연관성이 확인됐다.

분석이 가능했던 환자 2명 중 1명에서는 뇌 오가노이드에서 발견한 것과 같은 비정상적인 유전자 연결도 관찰됐다. 다만 분석 대상이 적어 일반적인 알츠하이머병과의 관련성은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에 연구팀은 인간 오가노이드 기반 모델을 신경퇴행성 질환 치료제 개발에 실질적으로 활용 가능한 수준까지 발전시키는 것을 목표로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다.

연구책임자인 이미옥 박사는 "이번 연구는 사람에게 특징적인 DNA 구조에서 시작된 유전자 변화가 아연 균형과 골지체 기능을 무너뜨려 치매와 관련된 신경퇴행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밝힌 것"이라며 "발견한 연결고리가 치매를 비롯한 신경퇴행성 질환의 발병 원리를 이해하고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중개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신호 전달 및 표적 치료(Signal Transduction and Targeted Therapy)'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jongseo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