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4개월아 목 심하게 흔들어 죽게 한 친부…양쪽 허벅지엔 멍자국 [사건의 재구성]

뇌 손상 피해 영아 뇌사 상태…생후 8개월 만에 숨져
친부 뒤늦게 범행 인정…1·2심 "죄책 무겁다" 징역 6년

ⓒ 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천안=뉴스1) 이시우 기자 = 지난 2022년 11월 17일, 대전 충남대병원 응급실에 생후 4개월의 영아가 이송됐다. 얼굴과 손발은 퍼렇게 변해 있었고, 맥박은 희미했다. 의료진은 피해 아동의 뇌를 둘러싸고 있는 경막에서 극심한 출혈이 발생한 사실을 확인했다. 외상으로 인한 출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태였다. 양쪽 허벅지에서 멍 자국도 발견됐다. 의료진은 아동학대를 의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친부인 A 씨(42)를 긴급체포해 2차례 조사했다. A 씨는 아이가 병원으로 이송되기 전 함께 있었던 유일한 사람이었다.

그는 "우는 아이를 평소보다 다소 과격한 방식으로 흔들어 달래다가 베개 위에 떨어뜨렸다"고 주장했다.

그사이 아이는 중환자실에 입원해 치료받았다. 의료진은 '셰이큰 베이비 신드롬(Shaken baby syndrome)으로 인한 뇌 손상' 진단을 내렸다. '셰이큰 베이비 신드롬'은 머리 크기에 비해 목 근육이 약한 2세 이하의 영아를 강하게 흔들어 생기는 뇌 손상을 뜻한다.

심각한 뇌 손상을 입은 아이는 치료에도 불구하고 뇌사 상태에 빠졌고, 결국 태어난 지 8개월 만에 숨을 거뒀다.

아이의 사망진단서에는 외부 요인으로 인한 뇌 손상이 사망 원인으로 기록됐고, 아동학대가 추정된다는 의견도 덧붙여 있었다.

경찰은 수사를 통해 A 씨가 아이의 목이 꺾일 정도의 강도로 여러 차례 위아래로 격렬하게 흔들고, 계속 울자 아이의 허벅지를 붙잡아 들어 올린 다음 바닥에 떨어뜨렸다고 결론지었다.

검찰은 A 씨를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A 씨는 법정에서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1심 법원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진료 기록 등을 종합하면 당시 피해 아동의 상태는 강한 외부 충격으로 발생한 것으로 1.5m 미만의 낮은 높이에서 떨어져 발생한 것은 불가능하다"며 "사건 직후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지 않은 A 씨의 주장은 신빙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출생 후 별다른 이상이 없는 피해 아동을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한 죄책이 무겁다"며 징역 6년을 선고했다.

A 씨는 항소한 뒤에는 범행 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20회 이상 반성문을 법원에 제출하기도 했다.

법원 판단은 바뀌지 않았다. 2심 재판부는 지난 25일 "원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 너무 무겁거나 가볍다고 볼 수 없다"며 A 씨와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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