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물 적시고 나가지만 금방 말라"…극한폭염 속 집배원 사투

"이런 더위 처음"…한낮 피해 유연근무 하도록 서로 독려
대전·충남 당분간 35도 안팎 불볕더위 계속

우체국 집배원(자료사진) ⓒ 뉴스1 오대일 기자

(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쿨토시 두르고 온 몸을 물에 적시고 나갑니다. 30분이면 다 말라서 수시로 적시고 다녀요"

충남권에 첫 폭염중대경보가 내려진 5일 오후 1시께 배달을 마치고 서둘러 대전의 한 우체국으로 복귀한 집배원 A 씨는 "이런 더위는 처음"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20년이 넘게 근무한 베테랑이지만, 집배원이 더위와 싸우는 방법에는 정도가 없다.

그는 매일 오전 물량을 챙겨 출발하기 전 온 몸을 물에 적신다고 한다. 조금이나마 열기를 식히기 위한 나름의 노하우인데, 그럼에도 연신 머리에 물을 들이붓지 않으면 견디기 힘든 날씨라고 털어놨다.

A 씨는 "매년 가장 덥다고 하는데 올해는 유독 더 뜨겁다는 게 실감이 난다"며 "헬멧을 잠시 벗을 수 있을 때가 그나마 낫다. 몸이 마르면 화장실에 들러 다시 적셔가며 일한다"고 말했다.

끓듯이 열기가 치솟는 아스팔트 위가 가장 힘들다는 그는 주행 중에는 엔진 열기를 내뿜는 버스 곁은 신경 써서 피한다고 했다.

연일 낮 최고 37도를 넘나드는 극한 폭염이 이어지면서 뜨거운 도로 위를 달리는 집배원들이 더위와 그야말로 사투를 벌이고 있다. 업무가 어려운 상황에는 개인이 적극적으로 작업중지권을 행사할 수 있으나, 집배원들은 책임감이 더 크다고 입을 모았다.

이에 집배원들은 한낮 시간을 피해 일하는 유연근무로 혹서기를 버티고 있다. 오전 7시30분부터 업무를 시작해 가장 뜨거울 때는 가급적 귀소해 분류작업을 하도록 서로 독려하고 있다.

낮시간 업무가 이어질 때는 고객에게 설명한 뒤 불가피하게 배송을 미루는 일도 생기고 있다. 이런 탓에 종종 생기는 민원이 집배원들을 고달프게 한다.

이곳 집배원들은 하루 평균 소포를 포함해 두당 150통가량의 배송을 책임지고 있다. 비수기에 양이 많지 않은 편이지만, 가가호호 다녀야 하는 업무 특성상 배송 시간에 큰 차이는 없다고 한다.

현재 대전에 폭염경보가 발효 중인 가운데, 충남 청양에는 충남권 첫 폭염중대경보가 내려져 있다. 청양을 제외한 충남 전역에도 폭염경보가 발효 중이다.

대전지방기상청은 이날 낮 최고기온이 35~37도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보했다. 청양의 경우 최고체감온도가 39도를 넘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jongseo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