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 공무원 "의회 과도한 자료 요구에 행정업무 지연 경험"
노조 설문조사…응답자 37.5% 인권침해 경험 "제도 개선 필요"
- 이시우 기자
(천안=뉴스1) 이시우 기자 = 천안시 공무원들은 의회 의원들의 과도한 자료 요구로 행정 업무 지연을 경험한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공무원들은 자료 요구 과정에서 인권 침해도 경험한 것으로 드러났다.
천안시청공무원노동조합은 전국시군구공무원노동조합연맹과 공동으로 지난달 26일부터 30일까지 5일간 조합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천안시의회 의정활동 자료요구·질의 방식에 대한 행정 현장 인식 조사' 설문조사 결과를 3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는 대상 인원 2475명 중 936명(37%)이 참여했다.
공무원들은 의원들이 촉박하게 자료를 요구해 압박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료 요구 과정에서 시간적 압박을 경험한 적이 있는가'를 묻는 말(복수 선택)에 1~2일 이내가 633건으로 가장 많았고, 당일 제출 요구도 444건이나 됐다. 퇴근 직전이나 평일 야간(118건), 휴일(19건)에도 요구받았다고 응답했다.
또 동일하거나 유사한 자료 요구 경험에 대해서는 △추가 자료 지속 460건 △동일 자료 반복 280건 순으로 답했다.
이런 과도한 요구로 인해 △본연의 행정업무 지연(784건) △심리적 위축 및 소극행정( 393건) △초과근무 증가(342건) △민원 대응 소홀(89건)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자료 요구에 대한 조정이나 기한 연장을 요청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809명(86.4%)이 '없다'고 답했고, 이유로는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서(405건) △관계 악화 (372건) △불이익 우려(178건) 등을 꼽았다.
특히 자료 제출 또는 답변 과정에서 351명(37.5%)은 인권침해를 경험하거나 목격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인권 침해 내용으로는 고압적인 태도와 반말이 241건으로 가장 많았고, 보복성 자료요구 121건 △공개 자리에서 망신 107건 △폭언 및 협박 71건 △인신공격 및 모욕적 표현 61건 순이었다.
실제 피해 사례로는 상임위 전 부서 5년 치 보조금 자료를 요구하거나 상임위에 있는 토스터가 작동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너는 왜 이런 것도 못 하니"라고 하거나, "커피 맛대가리 없게 타"와 같은 막말 등이 접수됐다.
이런 경험으로 인해 △업무 의욕 및 집중력 저하(278건) △의회 업무 회피(261건) △불안·수면장애(225건)를 겪었고, 정신과 상담이나 진료를 받은 경우도 17건이나 됐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자료요구 범위를 최소화(731건)하고, 제출 기한의 현실화(513건)를 제안했다.
이영준 천안시공무원노조위원장은 "이번 조사는 반복적으로 제기돼 온 의회의 과도한 자료 제출 요구와 인권침해 문제에 대해 공무원들의 경험과 인식을 종합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추진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의회는 공무원을 단순한 행정 집행의 대상이 아닌, 시민을 위한 공공의 노동자로 존중해 합리적인 의정활동을 전환해야 한다"며 "설문 결과를 토대로 의회에 제도적 개선을 요구하고, 부당하거나 반복적인 사례가 발생할 경우 조직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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