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전자파, 발암 연관성 없어"…한·일 공동 검증

ETRI, 일본 연구진과 공동 2019년부터 장기 동물실험

휴대전화 전자파 노출에 따른 심장, 뇌, 부신에 대한 암 발생률(ETRI 제공) /뉴스1

(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휴대전화에서 발생하는 무선주파수(RF) 전자파의 장기노출이 암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하기 위해 일본과 함께 수행한 대규모 국제공동 동물실험에서 전자파 노출과 뇌종양 및 심장종양 발생 간의 유의한 관련성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휴대폰 전자파 인체 안전기준의 근거가 된 노출 강도에서 발암성 여부를 확인하고 2018년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독성연구프로그램(NTP)이 일정 수준 전자파에 평생 노출된 수컷 쥐에서 뇌·심장·부신 종양 증가를 보고한 결과를 과학적으로 검증하기 위해 추진됐다.

당시 세계보건기구(WHO) 등 국제기구가 해당 연구의 재현성·타당성 검증을 위한 추가 연구 필요성을 권고한 점도 이번 연구의 배경이 됐다.

이에 ETRI는 일본의 연구진과 함께 '휴대전화 RF 전자파의 발암성 및 유전독성에 관한 한·일 공동연구'를 기획, 2019년부터 세계최초로 독성 분야 국가 간 데이터 통합 방식의 장기 동물실험을 시작했다.

실험은 △RF 전자파 노출군 △허위 노출(Sham)군 △케이지 대조군 등 3개 그룹으로 구성, 각 군당 70마리의 수컷 쥐를 대상으로 임신 초기부터 출생 후 생애 전 주기인 104주 동안 4W/㎏ 강도의 900메가헤르츠(MHz) CDMA 전자파를 노출했다. 이는 인체 안전기준 설정에 근거가 된 노출 수준이다.

연구 결과, 전자파 노출에 따른 체온·체중·사료 섭취량 변화 양상은 한·일 양국에서 전반적으로 유사하게 나타났다. 사료 섭취량은 RF 노출군이 Sham 군보다 다소 낮은 경향을 보였다. 생존율은 한국에서 군 간 유의한 차이가 없었고 일본에서는 RF 노출군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종양 발생 분석에서도 한국은 모든 실험군의 종양 발생률이 자연 발생 범위였으며 심장·뇌·부신 등 주요 장기에서 RF 노출군과 Sham 군 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일본 역시 종양 발생률과 발생 시점에서 군 간 차이가 없었고 주요 표적 장기 종양은 낮은 발생률을 보였다.

결론적으로 한·일 양국 모두에서 CDMA 휴대전화 전자파의 장기노출과 뇌·심장 및 부신 종양 발생 간의 유의한 관련성은 보이지 않았다.

이번 연구 책임연구자인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안영환 신경외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인체보호 기준의 근거가 되는 노출 수준에서 NTP가 보고한 종양 증가 결과가 재현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휴대전화 전자파에 대한 과도한 우려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향후 WHO 국제암연구소(IARC)의 RF 전자파 발암성 등급 재평가 시 중요한 참고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독성학 분야 국제학술지 '독성과학(Toxicological Sciences)'에 한국과 일본 연구진의 논문이 각각 동시에 온라인 발표된다.

jongseo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