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문제 유출하고 범인 도피 도운 경찰관…징역 1년6월 실형

수배 기록도 반복 열람…법원 "본분 저버려 국민 신뢰 훼손"

대전지법 천안지원./뉴스1

(천안=뉴스1) 이시우 기자 = 친구의 부탁을 받아 면접 문제를 사전에 유출하고, 수배 기록을 반복 조회한 경찰관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천안지원 형사2단독 정종륜 부장판사는 공무상비밀누설 등의 혐의로 기소된 A 씨(47)에게 징역 1년 6월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를 받은 아내 B 씨(45)에게는 '자격정지 6월' 형의 선고를 유예했다.

전북의 한 경찰서에서 함께 근무한 이들 부부는 지난 2023년 2월, 외부 유출이 금지된 아동안전지킴이 면접 질문리스트를 사전에 친구 C 씨에게 건넨 혐의를 받았다.

아동안전지킴이는 초등학교 주변 등을 순찰하며 유괴 등 아동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마련된 사업이다.

형사과에서 근무한 A 씨는 C 씨로부터 "장모님을 아동안전지킴이로 합격시켜 달라"는 부탁을 받고, 여성청소년과에서 해당 업무를 담당한 아내 B 씨에게 질문리스트를 건네받아 전달했다. C 씨의 장모는 아동안전지킴이에 합격했다.

A 씨는 또 같은 해 8월, 가짜 석유를 유통한 혐의(석유사업법 위반)로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된 C 씨가 도주하자 수사 상황 등을 전달하며 도피를 도운 혐의(범인도피)도 받았다.

그는 또 2021년부터 2023년까지 C 씨와 또 다른 친구 D 씨의 수배 여부를 무단 열람(형사사법절차 전자화 촉진법 위반 등)하기도 했다.

정종륜 부장판사는 "경찰관으로서의 본분을 저버리고 범행을 저질러 수사기관의 범죄 수사 기능에 지장을 초래하고, 국민들의 신뢰도 훼손했다"며 "20년간 경찰공무원으로 근무하며 초범인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B 씨에 대해서는 "사건과 관련해 이익을 취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과 직장 동료들이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issue7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