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양자 네트워크 기반' 상온 구동·C-밴드 단일 광자원 개발

(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물리학과 조용훈 교수 연구팀이 상온에서도 작동되는 광통신 대역의 위치 제어된 단일 광자원을 실험적으로 구현한데 이어 세계 최고 수준의 '구별불가능한 동일 광자'를 만드는 C-밴드 대역 양자 광원을 잇달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일반적인 손전등은 빛을 쏟아내지만, 단일 광자원은 빛을 한 번에 하나씩 꺼내는 장치다. 이 빛은 복사가 불가능해 도청이 거의 불가능한 양자 통신의 핵심 요소다.

또 만들어낸 광자들이 서로 완전히 똑같아 보일 정도로 동일하면 두 광자를 합쳤을 때 특이한 양자 효과(홍–오–만델 간섭)가 나타나고, 이 효과는 양자 중계기, 양자 순간이동, 양자 네트워크 구축 등과 같은 미래 양자 인터넷의 필수 기술을 구현하는 바탕이 된다.

즉 '빛을 원하는 시점에 하나씩 만들고 그 빛들을 완전히 똑같게 만드는 능력'이 양자 인터넷을 위한 양자 광원의 핵심 성능이다.

연구팀은 상온에서도 잘 작동하는 단일 광자원을 개발하기 위해 질화갈륨(GaN)이라는 재료의 결함에서 나오는 단일 광자에 주목했다. 하지만 이 기술은 무분별한 결함과 빛이 박막 안에서 갇혀 빠져나오기 어렵고 효율이 낮다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미세 패턴을 새긴 사파이어 기판(PSS)을 만들고 그 위에 GaN 박막을 성장시켜 빛이 나오는 결함의 위치를 원하는 대로 조절, 빛이 완전히 갇히지 않고 밖으로 잘 나오도록 만드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 상온에서도 통신용 파장대에서 단일 광자의 위치와 밀도를 제어하면서 보다 안정적으로 만들 수 있게 됐다.

김혜민 박사과정이 제 1저자로 참여한 이 연구는 양자 기술 분야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퀀텀 테크놀로지스(Advanced Quantum Technologies)'에 게재돼 2월호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연구팀은 또 광통신 C-밴드 대역에서 세계 최고 품질의 단일 광자원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C-밴드는 광섬유를 통해 인터넷 신호를 가장 멀리, 가장 적은 손실로 전달하는 약 1550나노미터(nm)의 최적의 빛 파장대다. 그러나 원하는 시점에 확정적으로 양자 광원을 만들어내는 기술은 해결되지 않는 난제였다.

연구팀은 초정밀 원형 브래그 격자(CBG) 구조를 제작해 빛 알갱이(광자)가 더 빠르고 깨끗하게 방출되게 하면서 준공명 P-쉘 여기(광자를 만들어내기 위한 과정) 방식을 도입해 문제를 해결했다.

빛을 만들어내는 공장에 특수 배광 장치를 달아 빛을 안정적이면서도 깔끔하고 균일하게 뽑아낼 수 있는 기술을 정립한 셈이다.

이 두 가지 기술을 결합한 결과, 연구팀은 동일성 72%와 순도 97%라는 C-밴드 최고 품질 기록을 달성했다.

물리학과 김재원 박사과정이 제 1저자로 참여한 이 연구 결과는 어드밴스드 퀀텀 테크놀로지스 10월호 표지논문으로 실렸다.

조 교수는 "기존 광섬유 통신망과 바로 연결될 수 있는 파장에서 사용될 수 있는 확정적 양자 광원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얻은 결과"라며 "확정적 양자 광원의 동일성을 95% 이상으로 더욱 고도화해 다중 광자 얽힘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jongseo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