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 무창포 신비의 바닷길 탄소중립 축제로 변신
LED횃불 도입·온실가스 배출 차단
씨글라스 업사이클링 체험도 진행
- 김낙희 기자
(보령=뉴스1) 김낙희 기자 = 충남 보령 무창포해수욕장의 '신비의 바닷길' 축제가 올해 탄소중립 축제로 탈바꿈했다.
지난해 탄소중립 선도도시로 선정된 보령시는 지난달 19~21일 열린 축제를 친환경 축제로 전면 개편했다.
3일 시에 따르면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축제의 상징이던 바닷길 횃불 체험이다. 기존 실제 불꽃 대신 LED 횃불로 전면 교체해 온실가스 배출을 차단했다.
시는 축제 기간 중 기존 횃불 사용 시 3톤 이상의 이산화탄소 등이 배출됐을 것으로 추산했다. LED 전환으로 이를 전면 차단했다. 이산화탄소, 일산화탄소 등 온실가스는 대기질을 악화시키고 해양 생태계에도 간접적 영향을 준다고 알려졌다.
특히 LED 횃불을 들고 체험에 나선 아이들의 부모가 이를 반겼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실제 축제 참가자 A 씨(38·대전)는 "아이가 횃불을 들고 싶어했는데 화상 걱정 없이 안전하게 체험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도 "기존 횃불은 독한 매연과 함께 화상 위험이 상존했다"며 "LED 횃불 도입으로 환경과 안전을 모두 챙기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축제장 내 일회용품 사용도 막았다. 다회용기 사용을 확대해 쓰레기 배출을 최소화했고, 지역 어업 정체성을 살린 씨푸드 체험·판매 프로그램을 유료로 운영해 수익성도 확보했다. 올해 축제 기간 중 일회용품 쓰레기는 전년 대비 70%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축제에서 가장 주목받은 프로그램은 씨글라스(Sea-Glass) 체험 부스였다. 씨글라스는 바다에서 오랜 시간 파도에 마모돼 부드럽게 변한 유리 조각이다.
박란이 공예작가가 2019년부터 무창포, 대천, 태안 등 충남 서해안에서 직접 수거한 씨글라스로 업사이클링 작품 만들기 체험을 진행했다. 이 체험은 축제 기간 내내 성황을 이뤘다고 한다.
박 작가는 "해양쓰레기를 예술로 승화시키는 과정을 통해 환경 보호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며 "버려진 유리 조각이 작품으로 재탄생하는 과정을 보며 환경의 소중함을 느꼈으면 한다"고 말했다.
시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320만 톤 감축을 목표로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다회용기 대여센터 운영, 친환경 프로그램 확대 등이다. 내년에는 대천해수욕장 일원에서 열리는 머드축제에도 탄소중립 요소를 도입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신비의 바닷길처럼 보령이 걷는 탄소중립의 길도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미래를 향한 새로운 길"이라며 "작은 실천들을 모아 큰 변화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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