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I, 세균과의 전쟁서 생존의 길 제시
- 김태진 기자

(대전=뉴스1) 김태진 기자 = 모든 항생제에 내성을 갖는 슈퍼버그(내성균)의 출현으로 인류의 생존이 위협받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세균과의 전쟁에서 생존의 길을 제시했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은 바이오융합연구부 방정규 박사 연구팀이 조선대 의대 신송엽 교수 연구팀과 항균 펩타이드(아미노산 50개 미만으로 이뤄진 양친매성 물질)의 양친매성 특성을 모방한 새로운 저분자 화합물을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1일 밝혔다.
개발한 양친매성 화합물은 내성균에 대항해 강한 활성을 보이면서도 독성이 적어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
양친매성 화합물은 기존의 합성 항생제를 대체할 차세대 신약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1928년 페니실린 발견 후 발전을 이어온 항생제 덕분에 생명 연장의 꿈을 이룰 수 있었다.
하지만 항생제 오·남용의 결과로 나타난 슈퍼버그 는 인간의 수명을 다시 단축할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항생제 개발은 오랜 시간과 고비용이 드는 반면 내성균은 빨리 생겨 많은 제약사들이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다만 최근 많은 과학자들이 합성 항생제 대신 자연 생물에서 추출한 항생물질인 항균 펩타이드를 원료로 천연 항생제를 만들기 위해 매진하고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모방체 화합물은 기존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는 그람양성균 및 그람음성균에 대해 강력한 항균력을 나타냈다.
또 단백질 분해 효소와 혈청에 대해 강한 저항성을 보였다.
이밖에 700~800 달톤(Da,질량 단위) 정도 분자량을 갖는 저분자 물질로서 제조 과정이 간단해 펩타이드 제조의 일반적 단점인 복잡한 개발 공정과 고비용의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 항생보조제(antibiotic adjuvantes)로 사용 가능한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신송엽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개발된 항균 펩타이드 모방체는 항균작용은 물론 항생물막 및 항염증 활성도 갖췄다”며 “항균 펩타이드의 생체 내 불안정이라는 한계점을 극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방정규 박사는 “합성 항생제가 극복하지 못한 내성균에 대해 수천 년 동안 생존한 동·식물에서 유래된 항균 펩타이드를 모방해 새로운 항생제를 개발했다”며 “세균과의 전쟁에서 또 하나의 생존 전략을 제시한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했다.
KBSI 바이오융합연구부 운영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의 성과는 생명과학분야 세계적 권위의 저명학술지 ‘International Journal of Antimicrobial Agents’ 온라인 판에 지난달 5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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