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도솔초 배구부, 평범한 아이들로 전국대회 2연패 '우뚝'

방과후 학습 이어가며 대회 준비
일반학생으로 꾸려져 성과 더 빛나

대전도솔초등학교 배구부가 2019 KOVO컵 유소년 배구대회에서 지난해에 이어 우승을 차지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도솔초 제공) ⓒ 뉴스1

(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창단 4년의 비교적 짧은 역사를 가진 대전도솔초등학교 배구부가 전국대회를 2년 연속으로 제패했다.

도솔초 배구부는 지난 2016년 창단 첫 해부터 대전시교육감배 지역 대회에서 3위를 차지한데 이어 2017년에는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지역대회 우승으로 전국대회 진출권을 따냈지만 예선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그러나 이후 훈련을 거듭한 끝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 KOVO컵(한국배구연맹) 전국유소년대회에서 연이어 정상에 오르며 창단 4년 만에 초등 배구 명문의 반열에 올랐다.

도솔초 배구부는 한국초등배구연맹에 등록된 엘리트 선수가 아닌 일반 학생들로 꾸려진 배구 클럽이어서 그 성과가 더욱 빛난다.

평범한 초등학생 팀을 전국 최강으로 키워낸데는 배구연맹에서 파견된 성은교 지도자의 공이 컸다. 평소 학교 체육 수업에서 공과 가까워질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줬던 점이 크게 작용한 것.

성은교 지도자는 “배구부 이전에 아이들이 공과 친해질 수 있도록 공놀이를 많이 접하게 해 창단 초기부터 잘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초등배구 최고의 팀으로 오르기까지 좌충우돌도 많았다. 선수들이 아니다보니 배구부 선발에서 옥석을 가려야 하는데다 학급 반장부터 영재반, 문제아에 학교에서 소외받던 아이까지 모여 어우르기가 쉽지 않았다. 배구 특성 상 장신의 선수도 없어 "때리면 받아내자"는 우격다짐으로 꾸려나갔다.

도솔초 배구부 ⓒ 뉴스1

주말 방과후 활동을 통해 연습을 이어갔던 탓에 학업 방해를 우려하는 학부모들의 반대에 부딪히기도 했다. 지난해 8월 전국대회를 앞두고는 시험 성적이 걱정돼 출전 동의서를 써주지 않은 학부모들을 설득하고 원정 버스 안에서 공부를 해야 하는 촌극이 빚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배구에 대한 열정만큼은 남달라 어려운 여건에서도 결국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매일 같은 반 친구들보다 일찍 등교해 한 시간씩 오전 훈련을 하고 주 3일은 방과 후 연습을 이어가는 고단함이 있었지만 프로배구 출신인 성 지도자와 체육 교사의 노력은 놀랄만한 성적으로 이어졌다.

이제는 응원하는 학부모들도 많이 늘었다. 배구부는 학교에서 선망의 대상이 됐고 지금은 받아주지 못해 미안할 정도로 입단하려는 학생들이 늘었다. 전국대회 우승으로 초등 엘리트선수단과 해외 경기에 동참할 수 있는 기회도 얻었다. 더 큰 무대를 경험한 뒤 프로배구를 목표로 엘리트 학교로 진학하려는 선수들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배구부의 기틀을 다진 성은교 지도자는 배구연맹에서 지원하는 인력이라 언제까지 도솔초에 남아있을 수는 없다. 성 지도자는 남아있는 동안 고학년부 뿐인 배구부를 확대해 더 많은 아이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은 마음 뿐이다.

성 지도자는 “학생들의 체육클럽 활동이 아이들의 학업을 방해한다는 선입견이 아직 많이 남아있지만 결코 나쁘지 않다는 점을 알아줬으면 한다”며 “모두 다르지만 재능을 감추고 있는 아이들이 많다. 선수를 목표로 하지 않더라도 적극적으로 경험시켜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guse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