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S 연구단, 단백질 화학반응 매커니즘 3차원 구조로 밝혀내

국내 연구진이 총알보다 빠른 분자의 움직임을 측정, 단백질 화학반응의 매커니즘을 3차원 구조로 밝혀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13일 나노물질 및 화학반응연구단 그룹리더팀(KAIST 화학과 이효철 교수, 정양욱 박사)이 단백질 내 화학반응 중 광이성질체화(photo-isomerization)의 전이상태와 그 반응 경로를 3차원 구조로 실시간 규명하고 제어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눈의 망막에서 일어나는 반응과 비슷한 광이성질체화 반응은, 빛을 흡수한 특정 분자의 구조가 변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포함한 모든 화학 반응은 진행 중 반응 물질의 구조가 변하는데, 이 과정 중 가장 불안정한 상태를 전이상태라고 한다. 이 전이 상태는 1000조분의 1초(10-15초, 펨토초)란 아주 짧은 시간동안 진행되기 때문에 지금까지 이를 3차원 구조로 관찰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하지만 그룹리더팀은 단백질 내부에서는 전이상태 생성속도가 펨토초에서 100억분의 1초 (10-10초, 피코초)로 늦어져 비교적 안정화되는 점에 착안, 시간 분해 엑스선 회절법을 이용해 단백질 내부에서 전이상태를 관찰하고 규명했다.
눈으로 볼 수 없는 빠른 분자의 움직임을 보기 위해 광이성질체화레이저 기술과 엑스선 회절법 기술을 결합한 시간분해 엑스선 회절법을 이용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화학반응 전이상태 제어를 통한 신약 개발 및 의학 치료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전망이다.
특히 연구진은 광이성질화 반응 경로가 단일경로였던 기존 연구결과와 다르게, 두 종류의 다른 반응 경로가 경쟁적으로 존재함을 최초로 확인했다.
반응 모습은 자전거 페달을 돌리는 것과 비슷한 자전거페달(bicycle-pedal) 경로와 훌라 춤을 추는 모양과 유사한 훌라-트위스트(hula-twist) 경로 등 2가지다.
이는 한산한 지하철 내부에서 사람들은 직선으로 이동하지만 만원 지하철에서는 공간 여유가 있는 곳으로 이리저리 움직이는 것처럼, 원자도 가장 짧은 반응경로를 택해 화학반응을 일으키고 있음이 확인된 것.
이렇게 규명된 반응 경로를 바탕으로, 돌연변이를 이용해 전이상태의 안정성을 변화시켜 반응 경로를 제어할 수 있었던 점도 이번 연구의 또 다른 성과다.
이 교수는 “앞으로 차세대 가속기인 엑스선 자유전자 레이저를 이용하면 좀 더 빠른 시간대의 데이터를 얻을 수 있어 전이상태 이전의 구조도 규명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권위 학술지인 네이처 케미스트리(Nature Chemistry) 2월 4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교신저자 이효철 교수, 제1저자 정양욱 박사)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