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지 맡기고 연금 받으려는데 '대기'…경북 930건 전국 최다

8개월 만에 83.4% 늘어…전국 대기 건수의 25.2% 차지
신장식 "신청만 받고 오래 기다리게 해선 안 돼"

신장식 조국혁신당 대표는 농지연금 경북본부의 가입 대기는 2024년 말 800건에서 지난해 말 507건으로 줄었다가 올해 8월 930건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2026.9.30 ⓒ 뉴스1 황기선 기자

(대구ㆍ경북=뉴스1) 김대벽 기자 = 경북지역 농지연금 가입 대기가 올해 들어 80% 넘게 급증하며 전국 9개 지역본부 가운데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이 한국농어촌공사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경북지역본부의 농지연금 가입 대기는 930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507건과 비교하면 8개월 만에 423건, 83.4% 증가한 규모다. 전국 대기 건수 3688건의 25.2%가 경북에 몰렸다.

경북의 농지연금 가입 대기는 2024년 말 800건에서 지난해 말 507건으로 줄었지만 올해 다시 급증해 2024년 말 수준도 넘어섰다.

농지연금은 고령 농업인이 소유 농지를 담보로 제공하고 매월 노후생활자금을 지급받는 제도다.

경남에서도 대기 건수가 큰 폭으로 늘었다. 지난해 말 347건이던 경남지역본부의 대기는 올해 8월 868건으로 521건 증가했다.

증가 건수로는 경남이 전국에서 가장 많았고 경북이 뒤를 이었다.

경북과 경남의 증가분을 합치면 944건으로 전국 증가분 1796건의 52.6%를 차지한다. 올해 8월 기준 두 지역의 대기 건수도 1798건으로 전국의 48.8%에 달했다.

전국적으로도 농지연금 가입 대기는 빠르게 늘고 있다.

전국 대기 건수는 2024년 말 1996건에서 지난해 말 1892건으로 줄었다가 올해 8월 3688건으로 증가했다. 8개월 만에 94.9% 늘었으며 9개 지역본부 모두 대기 건수가 증가했다.

지역별 대기 규모는 경북 930건, 경남 868건, 경기 829건 순이었다. 이들 3개 지역본부의 대기 건수는 2627건으로 전국의 71.2%를 차지했다.

한국농어촌공사 자료상 올해 8월까지 전국 농지연금 신청은 4988건이었으며 신규 가입은 1300건으로 집계됐다.

공사는 고금리가 이어지고 농지가격 상승률이 둔화하면서 농지연금 수요가 증가한 점 등을 대기 발생의 배경으로 설명했다.

정부도 관련 예산을 확대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내년도 농지연금 예산안을 올해 2766억 원보다 678억 원(24.5%) 늘어난 3444억 원으로 편성해 국회에 제출했다. 농식품부는 역대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다.

예산 증액이 실제 신규 가입 확대로 이어져 지역별로 누적된 대기 수요를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가 향후 관건이다.

다만 연도별 통계를 단순 비교할 때는 집계 방식의 차이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2024년과 지난해 수치는 각 지사가 수기로 관리한 자료를 연말에 취합한 것이며, 올해 4월부터는 실시간 대기관리 시스템이 도입됐다.

신 의원은 "지역별 수요가 예산과 신규 가입 규모에 제대로 반영되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며 "농지연금은 고령 농업인의 노후소득을 뒷받침하는 제도인 만큼 신청만 받아놓고 장기간 기다리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예산을 늘려놓고도 기다리는 농민이 줄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다"며 "대기가 몰리는 지역부터 원인을 따져 예산이 실제 대기 해소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dbyuc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