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안보론' 대구 vs '국민이익론' 울산…‘에너지자원공사’ 유치전 격화
대구시, '에너지 공급망·자원 안보' 강조
울산시 "기능·효율·국민 이익 기준 돼야"
- 김종엽 기자, 조민주 기자
(대구=뉴스1) 김종엽 조민주 기자 = 정부가 가스공사와 석유공사를 가칭 '에너지자원공사'로 통합하는 방안을 밝힌 이후 본사 유치에 나선 대구시와 울산시의 쟁탈전이 격화되고 있다.
가스공사 본사를 둔 대구시는 국가 에너지 공급망 안정과 자원안보 대응 역량 강화 차원에서, 석유공사가 있는 울산시는 기능과 효율, 국민의 이익을 중점에 둬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대구시는 8일 "통합의 중심은 가스공사가 돼야 하며, 통합공사 본사를 가스공사 본원이 있는 대구에 두는 것이 정부 개혁 방향과 조직 운영 효율성 측면에서 가장 타당하다"고 밝혔다.
정부가 통합공사 설립 방침을 제시했지만 통합 방식과 본사 소재지, 기능 재배치에 대한 세부안을 확정하지 않은 만큼, 통합공사 설계의 기준을 국가 에너지 수급과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총괄할 수 있는 조직에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대구시에 따르면 가스공사의 조직 규모가 석유공사의 3배, 자산은 2.8배, 매출액은 11.4배, 영업이익은 2배 많다.
대구시는 "가스공사가 전국 단위 천연가스 도입·비축·공급·운영 체계를 갖추고 있고, 본사를 중심으로 전국 공급망 관리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운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통합의 목적이 석유와 가스로 나눠 다루던 기능을 하나의 국가 에너지 전략 체계로 묶는 것인 만큼, 기존 공급망 관리와 전략 기능을 수행해 온 가스공사를 중심으로 석유 기능을 결합하는 방식이 현실적이고 효율적"이라고 했다.
대구에는 전국 5346㎞의 천연가스 주배관과 445개 공급관리소를 실시간으로 통제하는 국가 공급망 운영체계가 구축돼 있다.
추경호 시장은 "가스공사·석유공사 통합은 국가 에너지 공급망과 자원안보 체계를 다시 짜는 일"이라며 "조직 규모와 운영체계, 공급망 통제 역량, 정책 연속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통합의 중심은 가스공사가 돼야 하고, 가스공사가 입지한 대구가 통합공사 본사 입지로 가장 적합하다"고 말했다.
울산시는 "에너지자원공사는 정무적 판단이 아닌 국민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곳에 둬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김상욱 울산시장은 지난 7일 담화문에서 석유공사·가스공사 통합본사의 울산 유치를 공식 요청했다. 그는 "오직 기능과 효율, 국민의 이익이라는 기준에서 판단해 달라"고 강조했다.
김 시장은 "인구 수가 많아 표에 도움이 된다는 식의 정치적 고려, 무조건 우리 지역이어야 한다는 지역이기주의, 너는 가졌으니 나도 달라는 식의 나눠먹기는 대한민국 전체로 보면 큰 손해"라며 "'집적화를 통한 기능 강화'가 기준이 돼야 한다"고 했다.
통합 방식과 관련해서는 "가스공사가 석유공사를 흡수하는 형태의 통합은 미래지향적 기능 강화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자산 53조 원·매출 35조 원의 가스공사와 자산 19조 원·매출 3조 원에 자본잠식 상태인 석유공사의 경영지표를 거론하며 "과거와 현재만 생각하면 가스공사는 공룡이고 석유공사는 왜소하지만, 통합의 이유는 미래지향적 기능 강화"라고 말했다.
김 시장은 부산 해양, 광주 반도체, 대전 과학기술 R&D, 충북 바이오·의료, 전북 제3금융중심지, 제주 문화·관광, 강원 보건의료·관광, 경남 중소기업·산업기술, 대구 교통·물류를 각 지역의 특화 분야로 거론하며 에너지 기능은 울산에 둬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kimj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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