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트 치고 43시간째 대기"…대구 신축 아파트 전세 계약 '오픈 런'
'상인푸르지오 센터파크' 앞 3일째 장사진
신축인데다 인근 구축 전세가보다도 1억 싸
- 김종엽 기자, 공정식 기자
(대구=뉴스1) 김종엽 공정식 기자 = "이틀 밤이 대수입니까? 3일도 샐 수 있어요."
대구에서 신축 아파트 전세를 잡기 위한 '오픈런'이 3개월 만에 재현됐다.
대구 달서구 '상인푸르지오 센터파크'가 2차 전세 분양에 나서자 아파트 분양사무소 주변으로 캠핑의자와 파라솔, 텐트까지 등장했다. 대기줄은 200m를 넘었다.
이 아파트는 지난 6월 17일 진행된 1차 전세 분양 때도 하루 전부터 '오픈런'이 벌어지는 등 높은 관심 속에 계약이 완료됐다.
990가구 규모인 '상인푸르지오 센터파크'는 준공 후 미분양 해소를 위한 부동산 간접투자상품인 기업구조조정(CR) 리츠 물량으로, 1차 공급분 550가구, 2차는 440가구다.
8일 오전 10시부터 선착순 동·호수 지정에 들어가는 전세계약을 따내기 위해 생긴 대기줄은 지난 6일 오후 1시부터 시작됐다.
이날 오전 8시 현재 분양 사무실 앞에 대기 중인 250여명의 수요자들이 최대 43시간을 기다린 것이다.
40대 주부 A 씨(북구)는 "1차 전세계약 때 정보가 없어 하루 늦게 왔더니 이미 마감돼 허탈했다"며 "6일 오후 6시 30분쯤 왔더니 70번째 정도로 안정권인 것 같다. 같이 온 친구 부부와 같은 동에 신청하려 한다"고 말했다.
1, 2차 모두 수요자들이 몰린 가장 큰 이유는 가격이다. 주변 구축 아파트 전세 시세보다 4000만~1억 원가량 낮은 데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면적 84㎡ 기준 전세금은 2억 2200만~2억 6000만 원, 113·117㎡는 3억~3억 3000만 원으로 책정됐다. 달서구 일대 전셋값이 84㎡ 3억 원, 113㎡ 4억 5000만 원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부담이 낮다.
임대 기간은 기본 2년이며, 계약갱신권을 청구하면 2년을 추가해 최대 4년간 거주할 수 있다.
CR리츠는 여러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지방의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를 사들인 뒤 임대로 운영하다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면 매각하는 부동산금융 상품이다.
건설 경기 침체기인 2009년과 2014년 운영된 후 사라졌다가 2024년 국토교통부가 재도입했다. 이번 공급은 제도 재도입 이후 2년 만에 실제 임대 물량으로 나온 사례다.
국토부는 운용사들의 사업 활성화를 위해 자금 조달 비용을 낮춰 사업성을 개선하도록 모기지 보증을 지원하고 있다.
달서구 60대 주민 B 씨 "지난 6일 밤에 와서 식구들이 번갈아 가며 줄을 서고 있다"며 "순번이 200번쯤돼 안심"이라고 했다.
대구는 전국에서 준공 후 미분양 부담이 가장 큰 지역이다. 7월 말 기준 대구의 미분양 아파트는 4278가구이며, 이 가운데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이 3481가구로 17개 시·도 중 가장 많다.
분양 대행사인 에스티에이치엠 김유곤 관리이사는 "1차에 이어 2차까지 확인된 수요자들의 높은 관심을 보면 CR 리츠의 전세계약이 준공 후 미분양 해소의 대안이 될 것 같다"며 "2차 전세계약도 100%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kimj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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