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수지 바닥 드러내기는 처음"…긴급 용수에도 농민 가슴 타들어 간다

대구 7월 강수량 130㎜…평년 절반 이하

12일 대구 북구 도남동 도남지의 저수율이 0%로 떨어져 바닥을 드러냈다.2026.8.12 ⓒ 뉴스1 이성덕 기자

(대구=뉴스1) 이성덕 기자 = "이렇게 가물었던 적이 없다니까."

12일 오후 대구 북구 도남동. 평생 이곳에서 논농사를 지은 신 모 씨(60대)는 바짝 마른 논을 바라보며 얼굴을 찌푸렸다.

신 씨는 "이곳 농민들은 도남지 물을 끌어다 쓰는데 저수지에 물이 말라버렸다"고 말했다.

인근에서 논농사를 짓는 70대 최 모 씨(70대)는 "우리 논에는 농업용 관로가 연결돼 있지 않아 구청에서 관로에 물을 넣어줘도 바로 사용할 수 없다"며 "집에 있는 양수기로 관로의 물을 끌어와야 하는데 물이 부족해 벼 잎끝이 말라 비틀어졌다"고 했다.

저수지 주변의 고추밭도 사정은 비슷하다. 고춧잎은 바짝 말라 있고 제대로 자라지 못한 고추는 줄기에 매달리지도 못한 채 바닥에 떨어져 있다.

극심한 가뭄을 겪는 대구 북구 도남동의 한 고추밭에 빨갛게 익은 고추가 바닥에 떨어져 있다. 2026.8.12 ⓒ 뉴스1 이성덕 기자

도남동 일대 농경지의 주요 농업용수 공급원인 도남지는 가뭄으로 바닥을 드러내고 말았다.

한국농어촌공사 칠곡지사에 따르면 도남지의 저수율은 지난 3일부터 0%다. 1944년 축조된 도남지의 총저수량은 38만5000㎥다.

북구 관계자는 "10여 년간 북구에서 근무했지만 도남지에 물이 말랐다는 말은 처음 들어봤다"고 말했다.

극심한 가뭄의 원인은 부족한 강수량이다.

대구지역의 평년 7월 강수량은 250㎜이지만 올해는 130㎜에 그쳐 평년의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북구는 도남지에 양수기 2대를 투입, 바닥에 조금 남은 물까지 끌어 올리느라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 10일부터는 15톤짜리 살수차를 빌려 하루 60톤의 농업용수를 농업용 관로에 공급하지만 작물을 적시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도남지 일대 농경지 면적이 30㏊에 달해 긴급 용수 공급에도 일부 논에는 물이 안쪽까지 닿지 못하는 것이다.

가뭄으로 대구 북구 도남지가 바닥을 드러냈다.2026.8.12 ⓒ 뉴스1 이성덕 기자

북구 관계자는 "급한 대로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있지만 면적이 넓어 애가 탄다"며 "농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살수차를 계속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구는 도남지 하류의 소형 저수지인 강대골지의 물을 끌어오기 위해 한국농어촌공사와 협의를 마친 상태이며, 지하수 관정을 추가로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비 소식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가뭄 해갈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대구기상청은 13일부터 대구와 경북 내륙에 5~40㎜의 소나기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psyduc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