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배달라이더들 "햇볕과 도로 열기에 몸이 녹을 지경"
"좁은 편의점 쉼터는 눈치 보여…효과 체감 못해"
45인승 버스 '쉼터'로 인기…대구시, 10곳서 운영
- 이성덕 기자
(대구=뉴스1) 이성덕 기자 = 한낮 기온이 40도까지 치솟고 폭염중대경보가 발효된 3일, 5년 차 배달라이더 A 씨(50대)는 오전 10시부터 오토바이를 타고 대구 도심을 누볐다.
음식점을 운영하다 경영난을 겪은 뒤 배달 일을 시작한 A 씨는 대출금을 갚기 위해 하루 13시간가량 도로 위에서 보낸다.
A 씨는 "형편이 넉넉하지 않아 오전 10시부터 오후 11시까지 배달한다"며 "뜨거운 햇볕에 운전하다가 심하게 어지러울 때도 있다"고 말했다.
집에서 생수를 챙겨 나온다는 그는 음식점에 들를 때마다 찬물을 다시 채운다. 그러나 강한 햇볕과 아스팔트에서 올라오는 열기 때문에 물은 금새 미지근해진다.
연일 폭염 속에서 운전을 생업으로 삼는 배달라이더들에게 여름은 지옥이나 다름 없다.
폭염이 절정에 이르는 낮 시간대에는 집에서 잠시 쉰다는 B 씨(50대)는 "버스 뒤를 따라갈 때면 엔진 열기까지 더해져 몸이 녹는 느낌"이라며 "엘리베이터가 없는 빌라 4~5층까지 음식을 들고 올라가면 탈진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배달라이더들은 "이동노동자 쉼터로 지정된 편의점을 이용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B 씨는 "배달라이더 등 이동노동자를 위해 편의점에 쉼터를 마련했지만 좁은 매장에서 땀 냄새를 풍기며 쉬면 눈치가 보인다"며 "실질적인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들이 반기는 곳은 '이동형 무더위 쉼터 버스'다.
대구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대구역 광장과 침산네거리 광장 등 10곳에서 45인승 버스를 이동형 무더위 쉼터로 운영하고 있다. 버스 내부에는 냉방시설이 가동되고 시원한 생수도 제공된다.
C 씨는 "대구역 건너편 광장에 마련된 이동형 쉼터는 배달라이더만 하루 100명 이상 찾을 정도로 인기"라고 말했다.
버스 무더위 쉼터는 7월 16일~9월 16일 63일간 휴일 없이 오전 10시~오후 6시 운영된다.
psyduc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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