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서리' 맞은 대구 달성군 비닐하우스 식당…농지법 위반 단속 대상
미나리·삼겹살 팔며 10여년 운영…49곳 중 30여곳 문닫아
- 이성덕 기자
(대구=뉴스1) 이성덕 기자 = "영업 안 해요?"
16일 낮 12시쯤 대구 달성군 화원읍의 한 비닐하우스 앞. 익숙한 듯 인근 공터에 차를 세운 남성이 업주에게 말을 건넸다.
이 남성이 "왜 영업하지 않느냐"고 묻자, 해당 업주는 씁쓸한 표정으로 "저 밑에 가 보이소. 거기는 영업할 거요"고 답했다.
이 일대 비닐하우스에서 미나리를 재배하며 삼겹살과 함께 파는 방식으로 식당을 운해온 업주들이 1년간의 계도 기간이 끝나면서 올해부터 영업을 중단했다. 올해부터 종전과 같은 방식으로 불법 영업할 경우 농지법 위반 등으로 단속되며,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수억 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업주들은 비닐하우스에서 위생 설비 기준을 충족하지 않은 채 삼겹살을 굽고 미나리를 곁들여 제공하는 방식의 식당 영업을 10여년간 이어왔다.
이를 두고 민원이 지속 접수되자 대구 달성군은 "비닐하우스 내 음식 조리·판매 행위는 식품위생법 등에 위반된다"며 영업 행위 근절에 나섰다.
화원읍에서 평생 미나리 농사를 지었다는 한 농민은 "미나리만 출하해서는 남는 게 거의 없다"며 "식당을 못하게 하니 미나리를 그냥 버릴 수밖에 없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그의 비닐하우스 인근에는 수확된 미나리가 바닥에 그대로 버려진 채 방치돼 있었다.
달성군은 비닐하우스 영업을 대체할 방안으로 농민들이 재배한 미나리를 수도권 도매시장으로 출하할 수 있도록 판로 개척에 나섰지만, 농민들은 "체감되는 변화가 별로 없다"고 말한다.
농민들은 "결국 이익은 유통업자만 가져가고 농민에게는 남는 게 없다"며 "과거에는 관광버스를 타고 와 비닐하우스에서 미나리와 고기를 먹고 관광으로 이어졌지만, 이제 그런 풍경은 사라졌다"고 전했다.
이들은 "법 위반이라는 점에서 단속을 피할 수 없다는 건 이해한다"면서도 "평생 미나리 농사를 지어온 농민들이 농사를 이어갈 수 있도록 대안을 마련해 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달성군에 따르면 관련 단속 이후 영업을 중단한 비닐하우스 식당은 모두 49곳이며, 이 중 식당 영업 허가를 받아 다시 운영에 들어간 곳은 10여 곳이다.
군은 미나리 재배 농가의 소득 안정을 위해 올해부터 미나리를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으로 지정하고 유통 판로를 확대할 계획이다.
psyduc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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