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왕고래 2차 시추 계획에 포항 구룡포 어민들 "백지화하라" 반발
- 최창호 기자
(포항=뉴스1) 최창호 기자 = "금어기가 풀리자마자 다시 시추한다고 해 앞이 깜깜합니다."
경북 포항시 구룡포에서 40년여간 홍게잡이를 한 김 모 씨는 29일 "지난해 중단된 대왕고래 시추작업이 다시 시작된다는 말을 들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석유공사가 대왕고래 사업 주변의 유망지역에 대한 해외투자자 유치에 나섰다는 소식을 접한 홍게잡이 어민들이 다시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차 시추 때 약속했던 어장 피해 보상금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또다시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는 게 말이 안 된다"는 반응이다.
한 어민은 "1차 시추 과정에서는 배를 몰고 가 항의했지만 2차 시추가 진행된다면 모든 방법을 동원할 것"이라고 했다.
대왕고래 사업은 윤석열 정부가 추진한 동해 심해 유전 탐사 개발 프로젝트다.
시추와 탐사에 나섰던 시추선 '웨스트 카펠라'호가 1차 시추를 마친 후 작업구역을 떠나 부산항으로 이동했고, 지난 2월6일 우리 영해를 벗어나면서 사업이 사실상 종료됐다.
김진만 구룡포홍게통발협회장은 "금어기가 풀린 지 이제 하루가 지났다. 끝난 것으로 알았던 대왕고래 시추작업을 다시 준비한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말이 되느냐"며 "시추 계획을 전면 백지화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석유공사 관계자는 "해외투자자 유치를 준비하는 것은 맞지만 확정된 것은 없다. 투자자들이 대왕고래 시추 계획 등을 확인한 후 투자를 결정할 것이다. 지금 단계에서 시추나 개발이라는 표현은 맞지 않다"고 했다.
어민들의 피해 보상 요구에 대해서는 "시추에 필요한 준비 과정에서 어획량이 줄었다는 객관적인 데이터가 없어 수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choi11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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