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2막 귀농]청계닭으로 성공신화 쓴 엄재성씨
칠레 산닭과 우리 토종닭 교배시킨 신품종 청계닭
육질 좋고 불포화지방산 많은 계란은 1개 3000원
- 피재윤 기자
(대구ㆍ경북=뉴스1) 피재윤 기자 = 경북 문경시 산양면 봉정리 야산 중턱 1만1550㎡에서 청계닭과 계란을 생산하고 있는 엄재성씨(41).
농촌생활을 동경해오던 그가 청계닭으로 1년에 억대의 소득을 올리며 성공신화를 쓰고 있다.
문경시청에서 차로 20여분 거리인 이곳에서 부인 최영희씨(44)와 함께 청계란 생산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엄씨를 만났다.
그는 3000마리의 청계닭에게 먹일 '동애등에'를 고르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동애등에'는 파리의 유충이다. 이 유충을 이용해 음식물 쓰레기를 분해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한 구더기를 청계닭에게 먹인다.
2010년 1월27일 고향 문경으로 내려온 엄씨.
엄씨는 "6시 내고향이라는 TV 프로그램을 보다 '40대에 돈을 어느 정도 벌어 시골로 내려가 살자'였던 예전의 인생 계획이 생각났다"고 했다.
부인에게 1주일 정도 농촌에 내려가 바람 좀 쐬고 오겠다는 말만 남긴 뒤 자녀들과 함께 무작정 고향으로 내려와 월세방을 얻어 농촌 생활을 시작한 게 귀농의 첫걸음이었다.
그는 요즘 청계닭에다 계란, 곤충 판매까지 밀려드는 주문에 하루가 정신없이 지나간다고 했다.
엄씨의 청계닭 사업은 애당초 자녀의 건강 때문에 관심을 갖고 취미삼아 시작한 정도였다.
지극정성으로 청계닭을 키우다보니 고기의 육질이나 계란이 주변 지인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청계닭은 칠레의 산닭과 우리나라 토종닭을 교배시킨 신품종으로 턱밑에 수북한 수염이 있고 발의 색깔이 납빛을 띄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청계닭이 낳는 청란은 계란 껍질이 파랗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껍질이 두꺼워 미생물 침투와 내부 수분유출이 잘 안되며 신선도가 뛰어나다.
청계란에는 특이하게도 EPA나 DHA와 같은 '오메가3'라고 불리는 불포화 지방산이 다량 함유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불포화 지방산이 몸에 있는 콜레스테롤 중 하나인 '중성지방'을 분해하는 효과가 있고 장기적으로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하는데 도움을 주게 되는 것이다.
청계닭을 본격적으로 사육하기로 마음먹은 엄씨는 무작정 청계닭을 키우는 농가를 찾아 한달간 끈질긴 설득으로 병아리 103마리를 얻어 사업을 시작했다.
그는 "청계닭을 애당초 계사 밖으로 방사해 키우기로 해 여러 가지 어려움과 시행착오도 많았다"고 했다.
보통 양계장에서는 38일이면 닭을 출하하지만 청계닭은 80여일이 지나야 450g정도의 삼계탕 닭으로 자란다.
현재 엄씨는 쌀겨에 굴 껍질가루, 홍삼달인 물, 건조한 음식물 사료, 단미사료 등을 발효시켜 직접 제조한 사료를 청계닭에게 먹인다.
청계닭 계란은 인천의 지인을 통해 개당 3000원(A등급)에 시장으로 공급되고 있고, 생명공동체조합과 택배로도 판매되고 있다.
청계닭 병아리는 지역 주민과 방문고객에게 일부 공급하고 있다.
요즘 양서류 등의 먹이로 '동애등에'의 판매 수익도 짭짤한 엄씨는 "귀농은 초기에 잘 견뎌야 한다. 5년간 투자만 된다고 보면 된다"면서 "누구나 쉽게 재배하거나 키울 수 있는 작목은 피하는 것이 성공노하우"라고 말했다.
농사 경험이 없는 사람도 쉽게 할 수 있고 소득도 좋다면 분명 그 작목은 1~2년 안에 재배면적이 늘고 가격도 내려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귀농을 하더라도 부부가 함께 시골에 와 살길 바란다"며 "부부간의 정신적 의지는 실패하더라도 고통을 분담하며 서로 위로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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