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보다 값진 국제대회 '탑10'…최영미 프로볼러

최영미 프로 ⓒ News1
최영미 프로 ⓒ News1

(대구ㆍ경북=뉴스1) 피재윤 기자 = 무명에 가까운 선수의 깜짝 우승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2016 안동컵 코리아국제볼링대회에서 6전7기의 끈질긴 도전 끝에 본선 '탑10'에 오른 선수의 활약상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한국볼링협회 소속 프로 4기 출신의 최영미(46·여) 프로다.

프로 경력 6년차인 최 프로는 코리아국제볼링대회에서 우승한 전제선(45·프로13기) 프로처럼 무명에 가깝다.

2014년 에보나이트컵 공동 3위, 올해 상주곶감컵 4위가 역대 최고 성적이다.

볼링종목 사상 역대 최대 규모, 역대 최고의 실력자들이 경쟁을 펼친 이 대회에서 최 프로는 여자 오픈부 본선 8위를 차지하며 당당하게 '탑10'에 이름을 올렸다.

해외 선수를 포함해 국가대표와 국내 최정상의 실업선수들이 대거 참가한 대회에서 거둔 성적이라 여느 대회 보다 값진 성적이다.

본선에 진출하기까지 최 프로의 도전을 살펴보면 탑10 진입은 기적 같은 일이다.

지난달 28일부터 예선전에 출전하며 도전장을 내민 최 프로는 6일간 본선 진출 코앞에서 좌절을 되풀이했다.

최 프로의 도전을 지켜보던 동료 볼러들도 어느 순간 경쟁을 넘어 본선 진출을 염원하는 한 마음으로 변할 정도였다.

예선 마지막 날, 마지막 조, 마지막 게임, 마지막 투구 순서에서 기적이 일어났다.

최 프로가 스트라이크 두개를 연속으로 작렬시키며 본선 마지막 티켓을 거머쥐었다.

레인을 등지고 내려오던 최 프로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 눈물을 보였고 지켜보던 모든 볼러들도 최 프로의 본선 진출을 축하하며 함께 눈시울을 적셨다.

최 프로는 "본선 진출이 좌절될 때마다 자존심이 상했다"면서 "나는 프로다. 끝까지 한번 가보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회 때마다 유명 프로선수들과 달리 경비를 아끼기 위해 게스트하우스를 전전한다.

무명에 가까운 프로선수라 제대로 된 스폰 업체도 없기 때문에 모든 대회 경비를 자비로 충당하고 있는 것이다.

최 프로는 "대회 때마다 모든 여건이 힘들지만 그래도 빠져 드는 게 볼링의 매력"이라며 "볼링은 정답이 없는 것 같다. 정답을 계속 찾아가는 게임, 아마도 이것이 볼링인 것 같다"고 웃음지었다.

2016 안동컵 코리아국제볼링대회에는 지난달 26일~7월8일 미카 코이뷰니에미(핀란드), 월터 레이 윌리엄스 Jr.(미국) 등 세계 정상급 선수를 포함해 18개국 3000여명의 선수들이 참가했다.

ssanae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