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보안공사노조 "항만공사 통합 조건부 찬성…비정상의 정상화 기회"

"항만 보안인력 5년간 평균 퇴사율 69%…보안공백 우려"
"재정불안 등으로 처우개선 한계…독립기관으로 문제 해결"

부산신항 7부두 전경 (부산항만공사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부산=뉴스1) 홍윤 기자 = 정부가 '공공기관 기능개혁 방안'으로 추진하는 전국 4대 항만공사(부산, 울산, 인천, 여수광양) 통합에 대해 조건부지만 찬성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각 항만공사의 자회사 형태로 있던 보안공사가 통합을 통해 독립조직이 될 수 있다면 열악한 재정구조, 만성적인 인력 부족 등을 개선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11일 부산항보안공사노동조합은 입장문을 통해 "이미 3년 전부터 4대 항만보안 자회사 통합과 항만보안체계 일원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며 "4대 항만보안 자회사 등은 통합에 대해 비교적 담담하게 환영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이번 통합을 계기로 복잡하게 나뉘어 있는 인력구조, 만성적인 인력 부족, 항만공사와 자회사 간 불공정 등의 문제를 풀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국민권익위원회는 부산항에 대해 매일 51.2명의 보안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또한 노조는 보안 인력의 중도퇴사율이 최근 5년간 평균 약 69%에 달한다는 통계를 제시했다.

이처럼 높은 퇴사율과 만성적인 인력부족은 국가중요시설 '가'급인 항만 시설에 대한 보안업무의 전문성 약화 및 보안공백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항만시설보안료의 낮은 징수율로 인한 고질적 예산부족과 재정불안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국가항만보안노동조합연맹은 항만시설보안료의 실질 징수율은 3~4%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나머지 예산은 모회사인 항만공사로부터 할당받는 형태다. 따라서 항만공사가 잉여금이나 불용예산 등을 다시 환수하는 경우도 있어 보안인력의 처우개선에 재투자할 여력이 부족한 상태다.

복잡한 인력구조도 문제다. 현재 항만 보안인력은 경찰에 준하는 권한을 받는 '청원경찰'과 권한이 제한적인 '특수경비원'으로 나뉜다. 또한 정규직, 비정규직, 무기계약직, 파견직 등으로 고용형태도 다변화돼있다.

이같은 직종의 차이로 울산에서는 한 건물 안에서 지방해양수산청 청원경찰, 항만공사 청원경찰, 항만관리 특수경비원이 각각 3개의 상황실에 나눠 근무하는 '비효율' 사례가 포착되기도 했다. 직종이나 고용형태에 따른 현실적 차별이 갈등과 사기저하로 이어져 보안사고로 직결될 수 있는 여지도 있다. 아울러 법적으로 경비원법의 적용을 받는 특수경비원이 청원경찰과 같이 검문검색과 신분증 제출 요구, 임의동행 등 사실상 공권력에 준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도 있어 불법에 노출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노조는 △특수경비원의 청원경찰 전환을 통한 보안인력 일원화 △항만보안 전담 독립기관 설립 등을 전제로 항만공사 및 자회사 통합이 이뤄진다면 이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심준오 부산항보안공사노조 위원장은 "항만은 국경이나 다름없는 국가중요시설 '가'급 시설이지만 임시방편적인 자회사 구조와 불안정한 인력체계에 노출돼 있다"며 "이번 통합을 계기로 비정상적인 항만보안 인력 및 지배구조를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 지역 시민사회는 전반적으로 항만공사의 통합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각 항만의 기능 및 발전전략이 다른 상황에서 통합으로 덩치만 커질 경우 급변하는 글로벌 공급망 환경 속에서 빠른 의사결정 어려워 질 수 있다는 것 등이 이유로 꼽힌다.

부산항보안공사는 부산항만시설의 방호, 보안, 질서유지 등을 위해 설립된 부산항만공사 의 100% 자회사다.

red-yun8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