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 노리고 '아버지와 형' 잇달아 살해한 40대 무기징역 선고

증거인멸 혐의는 무죄

부산고등·지방법원 ⓒ 뉴스1 윤일지 기자

(부산=뉴스1) 박서현 기자 = 재산을 노리고 친부를 살해하기에 앞서 친형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가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7부(임주혁 부장판사)는 11일 강도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A 씨(40대·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A 씨는 2024년 12월 29일 친형인 C 씨(40대)에게 수면제를 탄 쌍화차를 건네 마시게 한 뒤 입 속에 구운 계란을 강제로 밀어 넣어 기도 폐색으로 질식사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A 씨는 C 씨가 수면제 음료를 마셔 항거불능 상태인 틈을 타 C 씨의 계좌에서 1150만 원을 친구의 계좌로 이체한 것으로 전해졌다.

B 씨는 지난해 3월 26일 A 씨가 아버지를 살해한 후 옷과 신발, 가방 등을 버리라는 A 씨의 지시에 따라 다음 날인 27일 종량제 봉투에 해당 물건을 버려 증거를 인멸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 씨 측은 앞서 경찰에 친형 살해 범행을 자백했으나 이후 법정에서는 진술을 번복하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부검 결과 C 씨의 혈액에서는 치사량에 이를 수 있는 졸피뎀이 검출됐다. 재판부는 C 씨가 다량의 졸피뎀을 복용해 의식과 호흡이 저하된 상태에서 계란으로 기도가 막혀 숨진 것으로 봤다.

또 C 씨는 평소 졸피뎀을 처방받거나 복용한 사실이 없었으며, A 씨는 범행 전 졸피뎀을 처방받고 여러 차례 치사량 등을 검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판부는 범행 당일 A 씨가 C 씨와 저녁 식사를 한 뒤 따로 음료와 계란 등을 구입한 정황에도 주목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이미 저녁 식사를 마친 상태였고 졸피뎀의 영향으로 의식이 저하돼 스스로 계란을 먹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A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당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던 A 씨가 C 씨 사망 이후 상속 관계를 알아봤고, 이후 재산을 상속받게 된 부친에게 상속 포기를 요구한 정황 등을 종합하면 재산을 노린 범행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은 계획적이고 치밀해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피해자는 이전부터 피고인에게 경제적 지원을 해왔고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앙심을 품을 만한 사정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은 법정에서도 범행을 반성하지 않고 강압수사를 받았다는 둥 납득하기 어려운 해명으로 일관했다"며 "정상 참작을 할 사유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사형은 국가가 개인의 생명을 강제로 박탈하는 극단적인 형벌"이라며 "피고인의 나이와 환경 등에 비춰 교화·개선의 여지가 전혀 없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해 사형을 선택하지 않기로 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A 씨가 앞서 부친을 살해할 당시 입었던 옷가지 등을 동거녀 B 씨(40대)에게 버리도록 지시한 혐의와 B 씨의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서는 증거 부족을 이유로 각각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결심공판에서 A 씨에게 법정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하고 B 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A 씨는 지난해 부친을 흉기로 14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별도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7년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은 A 씨와 검찰이 모두 항소해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wise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