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후임은 누구?…지역 축구계 "스타 출신 인기투표 안 돼"
4선 정몽규, 6일 조기 사퇴…13년 5개월 만에 사임
"차기 수장, 과거 이름값 보다 행정 역량 우선 돼야"
- 임순택 기자
(부산=뉴스1) 임순택 기자 = 정몽규 대한축구협회(KFA) 회장이 거센 비판 여론 속에 조기 사퇴함에 따라 차기 회장 선거를 둘러싸고 지역 축구계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차기 KFA 회장 후보군에 이른바 '스타플레이어' 출신들의 이름이 오르내리자, 지역 축구계를 중심으로 "또다시 정책 검증 없는 '인기투표'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정 회장은 당초 오는 19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폐막 직후 사임서를 제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한국 축구를 향한 비판 여론이 갈수록 거세지자, 조직의 빠른 정상화를 위해 사퇴 시기를 앞당긴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013년 1월 제52대 협회장에 당선된 이후 4선에 성공했던 정 회장은 이로써 약 13년 5개월 만에 협회를 떠나게 됐다.
수장의 공백으로 차기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에 이목이 쏠리고 있으나, 풀뿌리 현장의 시선은 싸늘하다. 차기 축구협회 회장 후보군에 대한 언론과 대중의 관심이 국가대표 출신 레전드 선수들에게만 집중되면서, 연간 1000억 원대 예산을 다루는 거대 행정 조직의 수장 선거가 대중적 인지도에 기댄 '인기투표' 양상으로 재연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한국 축구의 근간을 지탱해 온 일선 지방 축구협회와 현장 지도자들의 불만이 거세다. 최근 KFA가 감독 선임 논란과 밀실 행정 등으로 사상 초유의 '시스템 붕괴'를 겪은 만큼, 이같은 불신을 종식하고 본질적인 사태 수습을 위해서는 과거의 '이름값'보다 실질적인 행정 역량이 우선시돼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 축구계는 KFA의 역할이 국가대표팀 관리나 A매치 흥행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현재 지방 축구 현장은 학령인구 감소와 예산 부족으로 유소년 축구 시스템이 붕괴 위기에 직면해 있으며, 생활 체육과의 연계 인프라 역시 열악한 실정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한국 축구계 전체 판을 아우르는 혜안과 복잡한 현장의 이해관계를 조율할 수 있는 '실무형 행정가'가 필요하다.
지역 축구협회의 한 관계자는 "위기가 터질 때마다 유명 스타 출신들을 내세워 국면을 전환하려 했지만, 정작 지방 현장의 목소리가 중앙 행정에 제대로 반영된 적은 거의 없다"며 "지역에서 묵묵히 궂은일을 도맡으며 막대한 예산 집행과 갈등 조율 등 실질적인 행정 노하우를 쌓은 일꾼들은 후보군 논의에서조차 철저히 배제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지방의 한 유소년 지도자 역시 "지금 현장에 절실한 것은 TV에 나오는 스타가 아니다"라며 "고사 직전인 지역 축구 생태계를 살려내고 권한과 예산을 지방으로 과감히 이양해 줄 수 있는 진짜 행정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limst6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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