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무마해 달라" 경찰에 현금 상자 보낸 80대 실형

사문서 위조·무고 혐의 수사받자 경찰관에 현금 전달 시도

부산지법 서부지원 ⓒ 뉴스1 노경민 기자

(부산=뉴스1) 박서현 기자 = 자신의 형사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경찰관에게 현금 상자를 전달하고 허위 차용증으로 전 직원들을 고소한 80대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1부(나원식 부장판사)는 무고, 뇌물공여, 사문서위조, 사문서 행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A 씨(80대)에게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했다. 또 1만 원권 1000장을 몰수하고 A 씨에게 12만 원을 추징 명령했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A 씨는 지난해 9월 8일 자신의 형사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택시 기사를 통해 1만 원권 1000장이 든 상자와 12만 원 상당의 과일 상자를 부산 사하경찰서 소속 B 경찰관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앞서 2003년 자신이 운영했던 업소에서 근무했던 전 직원 C 씨와 D 씨에게 2004년과 2016년에 돈을 빌려준 것처럼 임의로 차용증을 작성한 뒤 수사기관에 제출하기로 마음을 먹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A 씨는 "2700만 원을 빌려주면 3개월 뒤 원금을 변제하고 월 3부 이자를 지급하겠다"고 약정한다는 취지의 허위 차용증을 작성했다.

그리고 C 씨와 D 씨의 서명과 지문이 날인된 부분을 잘라 허위 차용증에 붙이고, 임의로 제작한 두 직원의 도장을 찍어 지난해 5월 28일 경남 마산동부경찰서에 C 씨와 D 씨에 대한 고소장과 허위 차용증을 함께 제출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B 경찰관으로부터 무고 피의자로 출석 요구를 받자,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현금 상자를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A 씨 측은 "차용증을 위조한 사실이 없으며 C 씨와 D 씨가 차용금을 갚지 않아 사기죄로 고소한 것"이라며 "허위 차용금을 회수하기 위해 형사처벌 목적으로 고소한 것이 아니다"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들을 사기죄로 고소하면서 신고 내용이 진실인 것처럼 가장하기 위해 사문서를 위조하고 행사해 비난 가능성이 높고 죄책이 무겁다"며 "뇌물공여죄의 경우 공무집행의 공정성과 사회적 신뢰를 훼손하는 중대한 범죄로 엄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이 80대의 고령인 점, 피해자들이 실제로 기소되거나 형사처벌을 받는 결과가 발생하지 않은 점, 동종 범죄로 형사처벌을 받은 적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하여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wise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