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부산 공무집행방해 피의자 796명 중 740명이 경찰 대상 범행
주취 문제·시민의식·경찰 이미지 등 원인 지목
"법적 처벌 수위 높이는 것 외엔 예방 힘들어"
- 장광일 기자
(부산=뉴스1) 장광일 기자 = #지난해 8월 부산 동래구 한 주점 주인은 가게 안에 A 씨(60대)가 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린 채 문을 잠그고 퇴근했다. 경찰의 도움으로 밖으로 나온 A 씨는 경찰관에게 주점 주인의 연락처를 물었다. 거절당하자 경찰을 폭행했고, 1심에서 벌금 300만 원을 선고받았다.
#B 씨(30대, 여)는 지난해 6월 부산 부산진구 한 클럽 앞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클럽 경호원 3명을 폭행했다. 출동한 경찰은 B 씨를 체포한 뒤 순찰차에 태우고 경찰서로 향했다. B 씨는 순찰차 안에서 욕설과 함께 경찰을 폭행했고, 1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17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에서 공무집행방해로 입건된 피의자 수는 796명이다. 이 중 경찰관을 상대로 범행을 저지른 피의자는 740명(92.9%)으로 나타났다.
최근 몇 년간 경찰 대상 공무집행방해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부산경찰청은 2023년부터 경찰 대상 범죄 피의자 수를 별도로 집계하고 있다.
2024년의 경우 부산지역 공무집행방해 피의자 818명 중 755명(92.2%)이, 2023년의 경우 840명 중 736명(87.6%)이 경찰관을 상대로 폭행 등을 저질렀다.
정학섭 부산경찰청 직장협의회 회장단 대표회장은 "경찰을 대상으로 한 공무집행방해 범행이 많이 일어나는 것에 대해선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특히 주취자 문제가 제일 심각하다"며 "현장에서 피의자를 만나면 80% 정도가 주취자"라고 설명했다.
이어 "술에 취한 상태라 모욕은 사실상 기본이고, 폭행도 당연히 따라오게 된다"며 "술이 사라지지 않는 이상 이 범행에 대한 원천 차단이 쉽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실에 일각에선 처벌의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024년 재판에 관한 통계를 정리한 '2025 사법연감'에 따르면 전국 법원에서 처리한 공무집행방해죄는 총 8337건이다.
이 중 3706건(44.4%)이 징역형 집행유예, 2728건(32.7%)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벌금형 집행유예나 선고유예를 받은 사례가 각각 52건, 34건 있기도 했다.
최종술 동의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미국, 영국 등을 보면 경찰의 정당한 법 집행을 방해하게 되면 다른 시민들로부터 지탄을 받게 되지만, 대한민국은 그러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며 "일부 나이가 조금 있는 세대의 경우 1960~1990년대 경찰의 불공정한 집행으로 신뢰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또 "잘못한 경찰이 처벌받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현대 경찰이 정당한 공권력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인권 보호도 해야 하고, 실수를 할 경우 처벌이나 배상하는 경우도 많이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문제들을 해소하기 위해선 시민 의식 개선이 필요하지만 법적 처벌 수위를 높이는 방법 외엔 사실상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ilryo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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