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저상버스 점검했더니…휠체어 안전장치 미작동 다수

장애인 단체, 안전장치 전수조사·가동 의무화 등 제안

김해 저상버스 이용 실태 모니터링에 참여한 장애인 활동가가 휠체어 안전 장치가 지원되지 않는 저상버스를 탑승해 팔로 휠체어를 고정하고 있는 모습.(김해서부장애인인권센터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김해=뉴스1) 박민석 기자 = 경남 김해지역의 저상버스 상당수가 휠체어 장애인의 안전한 이용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김해장애인인권센터와 김해서부장애인인권센터, 진영장애인자립생활센터는 15일 ‘김해 저상버스 이용 실태 모니터링 결과 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5월부터 10월까지 김해지역 5개 운수업체가 운영하는 저상버스 131대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활동가 등 20명이 직접 버스에 탑승해 정류장 환경, 리프트 작동 상태, 기사 응대 등을 점검했다.

조사 결과 운행 저상버스 가운데 72대는 휠체어 안전장치가 없거나 고장, 작동 불량 등의 이유로 실제 이용이 어려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리프트는 대체로 정상 작동했지만, 일부 버스에서는 작동이 불안정하거나 아예 작동하지 않는 사례도 확인됐다. 조사 대상 중 1대의 저상버스는 리프트가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

기사 응대에서도 문제점이 드러났다. 대부분의 기사는 장애인 승객에게 친절했지만, 25대의 버스에서는 불친절한 태도를 보였다. 일부 기사들은 장애인 승객에게 “민폐 짓이다”, “가지가지 한다”는 등의 부적절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시 버스정보시스템을 활용한 교통약자 승차 예약 과정에서도 혼선이 발생했다. 기사들이 예약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저상버스 배차 정보와 달리 일반 버스가 도착하는 사례가 확인됐다.

정류장 환경 역시 장애인의 접근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일부 정류장에서는 불법 주정차 차량과 전봇대, 화단 등 장애물로 인해 휠체어 접근이 어려웠고, 도로 연석과 저상버스 리프트가 맞지 않아 탑승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장애인 단체들은 "김해시는 경남도 내에서 상위권의 저상버스 보급률을 확보해 교통약자를 비롯한 모든 시민의 이동 편의 증진을 위한 선도적인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며 "그러나 행정적 수치와 달리 현장에서는 리프트 작동 오류나 안전 지원 매뉴얼 부재 등 이용자 중심 정책이 마련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시에 △저상버스 휠체어 안전장치 전수조사 및 100% 가동 의무화 △리프트 정기 점검 강화 △저상버스 배차 정보 정확성 확보 △기사의 휠체어 고정 지원 의무화 △장애인 인권·이동권 교육 정규 과정 편성 △정류장 불법 주정차 단속과 환경 개선 등을 정책 과제로 제안했다.

단체는 "시와 운수 업체는 저상버스의 물리적 보급을 넘어서 운수 종사자가 안전 지원을 수행할 수 있는 환경적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며 "실질적 이용과 안전 확보라는 이용자 중심의 실질적 목표로 정책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pms710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