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띠해 첫 주말 '옛 경마장' 부산시민공원 찾은 시민들

연못에 '살얼음'…추운 날씨에도 운동·피크닉 즐겨
말 관련 상징물 앞에서 새해 다짐 되새기기도

비교적 한산한 새해 첫 주말 부산시민공원 모습 2026.1.3/뉴스1 ⓒ News1 홍윤 기자

(부산=뉴스1) 홍윤 기자 = 병오년 ‘적토마의 해’ 첫 주말을 맞아 나들이객들이 옛날 경마장이 있었던 부산시민공원을 찾았다.

3일 오후 부산시민공원은 거울연못에 살얼음이 끼는 추운 날씨 속에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었다. 공원을 찾은 시민들은 러닝과 같은 역동적인 운동을 하거나 외투, 목도리 등으로 중무장한 채 보온병에 담아온 차를 마시며 피크닉을 즐기며 말의 기운을 받고자 했다.

현재 부산시민공원이 위치한 자리에는 1930년대 일제강점기 시절 경마장이 있었다. 이후 미군 부대가 들어섰지만 부대이름인 ‘하야리아’라는 말 자체가 ‘아름다운 초원’이라는 뜻으로 플로리다에 있는 동명의 경마장을 떠올리며 지은 이름이었다. 말과는 떼어 놓을 수 없는 장소인 것이다.

따라서 부산시민공원 곳곳에는 이곳이 경마장이었음을 보여주는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경마트랙 모양을 살린 ‘말굽거리’라는 길이 있으며 공원 내 문화예술촌 인근에는 말 모양의 대형 목공예 작품도 설치돼있다. 시민들은 '말굽거리'를 뛰며 새해 건강관리 다짐을 다시 새기거나 목공예 작품 앞에서 사진을 찍으며 말처럼 힘차고 건강한 새해가 되기를 기원했다.

부산시민공원에 설치된 대형 말 조형물. 비교적 한산한 새해 첫 주말 부산시민공원 모습이다. 2026.1.3/뉴스1 ⓒ News1 홍윤 기자

부산 사하구에서 가족들과 함께 공원을 찾은 정수신(71) 씨는 "70대가 넘은 만큼 나 스스로나 자식들한테 짐이 되지 않는 노후를 만드는 게 목표"라며 "시간만 되면 부산시민공원을 찾아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편 및 자녀들과 피크닉을 즐기던 부산진구 주민 박미라(40) 씨도 "새해에는 가족 모두 건강하고 돈도 많이 벌었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밝혔다.

옛 경마장 시절 남아있던 경마트랙의 모습을 살려 만든 부산시민공원 '말굽거리' 2026.1.3/뉴스1 ⓒ News1 홍윤 기자

한편 공원역사관 원형전시실에서는 말의 해를 맞아 경마장이었던 공원의 역사를 조명하는 전시도 진행되고 있었다. 기획전시 ‘경계와 기억의 땅-하야리아’가 그 주인공이다.

전시에서는 일제강점기 ‘부산경마구락부’라는 이름의 경마장이었던 시절 사용됐던 입장권이나 홍보를 위해 활용됐던 성냥갑 표지 등이 전시됐다. 이후 미군기지 시절 기념앨범, 6·25전쟁 시절 하야리아 부대 인근에서 활동했던 예술가들의 활동상을 보여주는 각종 자료 등이 전시됐다. 상설전시관에도 경마장이었던 당시 모습을 볼 수 있는 사진자료 등을 볼 수 있다. 어린 관람객에는 부대 장교클럽이었던 공원역사관 건물의 미니어처 조립 장난감도 증정된다.

전시를 기획한 임시수도기념관 관계자는 "현재 이 아름다운 공원은 조선 후기 비옥한 농지였지만 일제강점기에는 경마장으로, 해방 이후에는 주한미군기지 '하야리아 부대'로 불리며 '이방인의 땅'으로 있었다"며 "전시를 통해 부산의 근현대사를 응축한 '기억의 장소'로 부산시민공원을 소환해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산시민공원역사관 원형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기획전시 ‘경계와 기억의 땅-하야리아’ 전시장 입구 모습 2026.1.3/뉴스1 ⓒ News1 홍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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