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서 조선 후기 통제사 비각과 부자관계 비신 출토
삼도수군통제사 임성고 선정비·임태영 불망비
- 강미영 기자
(통영=뉴스1) 강미영 기자 = 경남 통영 무전동 일원에서 조선 후기 통제사비 관련 비각(기념비를 보호하는 건축물) 유구와 비신(비석 몸체)이 확인됐다고 24일 통영시가 밝혔다.
시에 따르면 경상문화유산연구원은 무전동 786번지 일원에서 비각 기초시설인 기단석과 초석, 전돌 바닥시설 등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 이 일대가 단순한 비석 매몰지가 아니라, 비석을 보호하고 기념하기 위해 별도의 건축물이 조성된 장소라고 추정할 수 있다는 게 연구원 측 설명이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부자 관계의 비신 2기가 추가 수습됐다. 이 중 비각 내에서 확인된 비신은 제170대 삼도수군통제사 임성고의 선정비로 비교적 온전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또 비각 외부 남동편 복토층에서 출토된 비신은 일부 파손된 상태였으나, 184대 삼도수군통제사 임태영의 불망비로 확인됐다.
임률·임성고·임태영은 3대에 걸쳐 삼도수군통제사를 역임한 무관(武官) 가문이다.
부자 비석이 동일 비각 관련 공간에서 함께 확인된 사례는 매우 드물어 학술·사료적 가치가 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조사단은 "무전동 일대가 통영으로 진입하는 옛길 '통영별로'(일명 통제사길)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통제사들 공적을 기리기 위해 도로변에 비각과 비석을 체계적으로 조성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조사단은 근대기 도로 정비나 개발 과정에서 해당 비각이 해체되고 비석은 매몰된 것으로 추정했다.
시 관계자는 "이번 발굴은 삼도수군통제영 관련 기념 공간의 실체를 구체적으로 밝힌 중요 성과"라며 "향후 추가 조사와 비각·비석의 보존·정비 방안에 대해 종합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myk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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