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화포천 습지 과학관 개관 때 방사한 '천연기념물' 황새 폐사
환경단체 "공공 행사에 눈요기 동물 동원 금지해야"
- 박민석 기자
(김해=뉴스1) 박민석 기자 = 경남 김해시가 화포천 습지 과학관 개관식에서 행사 퍼포먼스로 방사한 천연기념물 황새 1마리가 곧바로 폐사하면서 환경단체가 진상 규명과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김해환경운동연합은 16일 보도자료를 내고 "화포천 습지 과학관 개관 행사에서 일어난 황새 폐사 사건에 대해 시가 정밀 조사와 공식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시는 전날 진영읍에서 화포천 습지 과학관 개관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서 시는 지난 2022년 충남 예산황새공원에서 황새 복원을 위해 들여온 황새 암수 한 쌍과 올해 3월 화포천 습지 봉하뜰에서 부화에 성공한 황새 세 마리 중 한 마리를 방사하기로 했다.
하지만 방사 과정에서 수컷 황새 한 마리가 잘 날지 못하면서 응급처치를 위해 이송하다 폐사했다.
환경단체는 "황새들은 방사 순서를 기다리며 좁은 상자 안에서 1시간 40여분 간 갇혀있다 한 마리가 탈진에 의해 폐사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당시 온도는 22도로 승용차의 경우 창문을 약간만 열어둬도 직사광선을 받을 경우 내부 온도가 30도까지 오르는 등 밀폐된 공간은 훨씬 뜨겁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1950년대부터 우리나라에서 자취를 감춘 천연기념물 황새를 복원하는 사업을 추진하는 시가 기본적인 생명에 대한 인식조차 없이 행사를 위해 황새를 처참하게 다뤘다"며 "시는 황새 폐사 책임을 지고 폐사 원인과 진상을 규명하고, 향후 모든 공공 행사에 눈요기로 동물을 동원하는 일을 금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시 환경정책과는 "올해 하반기에 황새 방사를 계획하다 개관식 장소가 황새 방사 구역에서 5분 거리에 있어 개관 행사와 같이 방사하게 됐다"며 "방사까지 약 1시간 30분 정도 대기하는 동안 사육사와 전문가들이 수시로 케이지를 열어보며 황새 상태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황새가 대기하던 케이지는 환기구가 있고, 예산황새공원에서 황새를 들여올 때 4~5시간 이동하면서 사용했던 것과 같다"며 "폐사한 황새에 대해서는 국가유산청에 보고하고 향후 절차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pms710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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