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차량, 지역 축제 출입 놓고 현장 봉사단체와 마찰

수기로 적힌 출입증 진위 여부 확인 과정서 발생
봉사단체 "불쾌감 상당"…강 의원 측 "오해 풀어"

진주시의 행사장 출입 통제 안내문. 2025.10.10/뉴스1 한송학기자

(진주=뉴스1) 한송학 기자 = 경남 진주의 10월 축제에서 강민국 국회의원이 탄 차량이 행사장을 출입하는 과정에서 봉사 단체 회원과 마찰을 빚으면서 지역 자원봉사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봉사단체 회원들이 반발하면서 강 의원 측은 직접 봉사단체를 찾아가 상황을 설명했지만, 회원들의 불만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강 의원 측은 이런 상황이 행사 주최 측인 시 행정의 잘못이라는 발언까지 나오면서 갑질 의혹까지 나온다.

10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문제의 발단은 지난 4일 진주남강유등 축제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강 의원이 탄 차량이 행사장에 들어가면서 빚어졌다.

일반적으로 유등축제 기간 중 주요 행사가 있는 날에는 칠암동 남강변 등은 축제 관람객의 안전 등을 위해 차량을 통제한다.

행사장으로 가는 도로 입구에서 지역의 교통 봉사 단체에서 차량을 통제하지만, 주요 내빈과 행사 지원 차량 등은 사전에 발급한 출입증으로 통행이 가능하다.

지난 4일 행사에 참석하기 위한 강 의원이 탑승한 차량은 출입증을 제대로 부착하지 않아 봉사단체 회원과 차량 입장 여부를 두고 실랑이를 벌였다.

강 의원 측에 발급된 출입증은 차량 번호가 빈칸으로 된 것으로 제대로 부착되지 않고 번호도 희미하게 적혀 있어 진위를 두고 말썽이 생긴 것이다.

당시 현장에 있던 봉사 단체 회원은 "창문으로 출입증을 내보이며 행사 차량이라고만 했다"며 "너무 많은 차량이 행사 지원이나 주민 차량이라며 통과시켜 달라고 해 확인이 필요하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시에서는 행사 전 사전에 신청받아 차량 출입증에 차량 번호를 적어 배부하지만 지역구 의원인 강 의원과 박대출 의원 측에는 차량 번호를 직접 적어서 사용할 수 있게 번호 칸이 비어있는 출입증을 전달했다.

시 관계자는 "국회의원의 특성상 다양한 행사에 참석할 수 있고 차량도 바뀔 수 있어 빈칸으로 출입증을 전달했다"며 "출입증 요청도 축제 개최 며칠 전에 들어와 직접 차 번호를 적을 수 있게 빈칸으로 출입증을 배포했다"고 말했다.

보통 10월 축제 기간 행사장에 출입하는 차량은 매년 출입증을 배포하지만, 지난 축제 때 사용한 출입증 등을 부착해 출입이 거부당하는 경우가 많아 확인 절차를 거친다.

차량 운전자와 봉사단체 회원의 실랑이 중 이 사실을 확인한 강 의원 측에서는 봉사 단체와 서로 연락해 상황이 마무리됐지만 봉사 단체에서는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봉사단체 회원들은 "힘들게 봉사하는데 이런 일이 생겨 회원들이 반발하고 있다. 회원들이 상당히 불쾌해하고 있는데 이후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어떻게 대응할지 고민할 것"이라며 "강 의원이 차 안에 타고 있다고 말이라도 한마디 해주면 쉽게 해결될 일이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회원은 "출입 허용이 안 되는 상황이라서 막았다. 대부분의 차량이 행사장 가는 차량이라고 들어가게 해달라고 한다"며 "직접 찾아와서 격려해 주는 내빈들도 있는데"라고 아쉬워했다.

이 일로 인해 강 의원과 강 의원 보좌진 등은 행사를 담당하는 부서의 국장과 과장 등을 강하게 질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에서 시킨 것 아니냐' 등의 발언까지 나오면서 갑질 논란까지 번졌다.

시 관계자는 "시의 행사 시스템이 총체적으로 잘못됐다는 등의 말을 들었다"며 "강 의원 등을 찾아가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고 말을 아꼈다.

이런 상황으로 치닫자, 강 의원 측에서는 지난 8일 직접 봉사단체의 축제 지원 부스를 찾아가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강 의원 측은 "수기로 적을 수 있게 만들어 준 출입증이 문제였고 운전하는 직원이 수행 경험이 부족해서 생긴 일"이라며 "봉사단체는 임무 수행을 정확히 했다. 봉사 단체를 찾아가 오해를 풀었다"고 해명했다.

지난 4일부터 19일까지 열리는 올해 진주남강유등축제 등 10월 축제에는 지역 7개 교통 봉사단체 소속 6520명이 교통질서 유지를 지원한다.

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