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할 곳 없어 전쟁"…김해 원도심 주차난 해법 없나
주택 앞 이면도로까지 차 빼곡…불법 주정차도 만연
시의회서 "학교 운동장 지하 입체적 활용" 제안
- 박민석 기자
(김해=뉴스1) 박민석 기자 = 경남 김해 원도심인 어방동 주민들이 심각한 주차난으로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2일 오후 9시쯤 찾은 경남 김해시 어방동의 한 골목은 주택 앞은 물론 이면도로까지 차량으로 빼곡히 채워진 모습이었다.
양방향 주차가 일상화돼 좁아진 골목을 지나가는 차량이 주차된 차량에 닿을 듯 지나가거나, 골목에서 마주친 차량이 후진하며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도 펼쳐졌다.
주차를 할 수 없는 황색 실선과 횡단보도, 교차로 주변에도 불법 주정차를 한 차량이 보였다.
주민들은 저녁 시간만 되면 골목 곳곳이 '주차 전쟁터'로 변한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이날 만난 이시우 씨(37)는 "저녁에는 주차할 곳이 없어서 전쟁이다. 조금만 늦어도 주차할 곳을 찾기 위해 골목을 계속 돌아다녀야 한다"며 "집 앞에 초등학교가 있다 보니 골목에 주차해도 불법 주정차가 돼 과태료를 물기도 한다"고 말했다.
어방동 주민 최지영 씨(여·43)는 "안 그래도 좁은 골목인데 양방향 모두 주차가 돼 있어 늦은 시간에는 골목길에서 운전하기 힘들다"며 "늦은 시간에 차를 운전하다 불법 주정차된 차를 긁어 보험 처리 해준 적도 있다"고 하소연했다.
다세대·다가구 주택이 밀집한 지역인 어방동은 1980~1990년대 지어진 건물이 많아 상당 수 지역의 주차면이 세대 수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곳이 많다.
특히 올해 기준 김해시 전체 공영주차장은 총 6100면으로 등록 차량 10만 대당 2000면에 불과하다. 인접 도시인 창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해 주차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된다.
이에 시의회에서는 김해 원도심 주차난 해소를 위한 의견이 제기됐다.
국민의힘 김창수 의원(동상·부원·활천동)은 지난 12일 열린 시의회 제273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경사면 위에 있는 학교 운동장 부지를 입체적으로 활용하자"고 제안했다.
김 의원은 "김해의 특성상 산악지대가 많아 아파트나 학교가 부지 위에 있다"며 "서울 수송초와 부산 수성초·대신중에서는 학교 운동장 지하공간을 활용해 공영 주차장을 조성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수송초 사례를 보면 지하 185면 규모의 주차장을 건설하면서 보상비 부담이 없었다"며 "약 90억원으로 사업을 완수해 일반 공영주차장 건설 비용 대비 절반 수준에 주차장을 조성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어방초등학교의 경우 다세대 주택 지역과 인접해 있고 학교가 경사면에 있어 주차장을 조성할 경우 진·출입로 설치에 유리하다"며 "학생 통학로와 차량 진·출입로를 분리해 안전을 확보할 수 있고, 거점 주차장 확보로 불법 주정차 문제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타지역 사례와 같이 비용 효율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혁신적 방안이 가능하다"며 "연구용역을 통해 면밀히 검토한다면 김해 전체의 주차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법을 모색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pms710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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