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복귀 불똥 밀양 응급실 '셧다운'…몸값 비싸 인력 못 구해(종합)
윤병원, 올해 1월 채용한 일반의 3명, 전문의 과정 복귀로 사직
응급의료기관 지정 취소…간호사·응급구조사까지 권고사직
- 박민석 기자
(밀양=뉴스1) 박민석 기자 = 11일부터 사직 전공의를 대상으로 한 하반기 전공의 모집이 시작된 가운데 지역 의료 기관에서 일반의 신분으로 봉직하던 사직 전공의들이 복귀에 나서면서 지역 응급 의료 체계가 흔들리고 있다.
11일 경남 밀양시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밀양에 단 한 곳뿐인 지역 응급의료기관인 밀양 윤병원이 응급실 운영을 중단했다.
삼문동에 있는 윤병원은 190병상(가용병상 236병상) 규모로 2019년부터 지역 응급의료기관으로 지정돼 응급실을 운영했다.
밀양에는 윤병원 외에도 60병상 규모의 한 지역병원이 24시간 응급실을 운영하지만, 응급의료시설로 분류돼 밀양의 실질적인 응급 의료 체계는 윤병원이 맡아왔다.
윤병원 응급실에는 전문의 1명과 공보의 1명, 일반의 3명이 근무해 왔다. 이중 일반의 3명은 의정 갈등 사태 당시 수도권 수련병원에서 사직한 전공의였다.
병원은 의정 갈등 여파로 응급의학과 전문의 구인이 힘들어지자 보건복지부, 밀양시와 협의해 올해 1월 1일자로 이들을 채용했다.
하지만 이들이 최근 전문의 과정 복귀를 결정하면서 지난달 31일 자로 병원을 그만두자, 병원 응급실 운영이 힘들어졌다.
결국 병원은 지난 1일 시에 "의료 인력 확보 실패로 응급실 운영이 불가하다"고 통보했고, 시는 지난 7일 지역 응급의료기관 지정을 취소했다.
병원 측은 밀양시에 응급실 전문의를 구할 때까지 간호사와 응급구조사의 인건비 보조를 요청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병원 응급실에서 근무하던 간호사 12명과 응급구조사 10명도 권고 사직됐다.
병원은 일반의들이 사직 의사를 밝힌 직후 응급의학과 전문의 구인에 나섰지만, 구인난으로 인한 인건비 부담과 병원 적자로 응급실에서 일할 전문의를 구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올해 밀양시 예산안에서 응급의료기관 운영·인건비 보조금은 총 7억 3000만원으로 편성됐다. 이는 지난해보다 1억 9800만원 증액된 수치다.
그러나 병원 관계자는 "새로 응급실 의료 인력을 구하기 위해 전국에 수소문할 정도로 구인난이 극심하다"며 "접촉된 인력이 있었지만, 지난해보다 인건비가 25% 가까이 오르면서 병원 외래나 입원, 응급실 운영 보조금 지원으로는 감당이 되지 않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병원은 매월 응급실 의료인력 인건비로 4억원을 사용하는 등 지난해 응급실 운영을 통해 1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시는 의료 공백을 줄이기 위해 총력 대응에 나서는 한편 새로운 지역 응급의료기관 지정을 조속히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시는 8일부터 지역 내 의료기관에 지역 응급의료기관 신청 안내문을 발송하고 신규 지정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
또 소방 당국과 협의해 밀양지역 응급환자 이송 공백 방지를 위해 특별 구급대 1개 팀을 추가해 총 3개 팀을 운영키로 했다.
시 관계자는 "현재 지역 내 병원들과 응급의료기관 재지정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인력과 시설, 장비를 갖춰야 하기 때문에 응급의료기관 지정까지 두 달가량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pms710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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