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자매 참변' 부산 아파트 화재 2건 모두 멀티탭서 발화 추정

3일 어린이 2명이 숨진 부산 기장군 한 아파트 화재 현장에서 소방당국과 경찰 등 관계 기관이 합동감식을 벌이고 있다. 전날 오후 10시 58분쯤 기장군 한 아파트 6층에서 부모가 잠시 외출한 사이 불이 나 6살, 8살 자매가 심정지 상태로 인근 병원에 이송됐지만 끝내 사망 판정을 받았다. 2025.7.3/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부산=뉴스1) 손연우 기자 = 부산에서 지난 달 24일과 2일 화재로 어린 자매들이 잇따라 사망한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두 아파트 화재 공통된 원인은 '멀티탭'으로 지목됐다.

7일 부산소방본부와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2일 8살과 6살 자매가 숨진 아파트 화재는 거실에 있던 스탠드형 에어컨이 연결된 2구짜리 멀티탭에서 전기적 요인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기장군 화재 현장 감식 결과 불은 에어컨 전원선이 연결된 멀티탭에서 전선 내부 구리선 등이 손상된 흔적이 발견됐다.

경찰은 고전력 기기를 멀티탭에 동시에 꽂는 설치 방식이 화재 원인이 됐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이날 에어컨 실내기와 실외기를 하나의 멀티탭에 동시에 연결한 설치 방식이 화재 원인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2차 현장 감식에 들어갔다.

지난 달 24일 부산진구 개금동 한 아파트에서 부모가 출근한 사이 자고 있던 초등생 자매 2명이 화재로 숨진 사고도 멀티탭 화재로 추정된다.

현장감식 결과 화재 당시 스탠드 에어컨과 연결된 멀티탭 전선에서 단락흔이 발견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에어컨을 비롯해 고전력 전자제품의 경우 멀티탭과 연결하면 화재 위험성이 크기 때문에 전문가를 비롯해 에어컨 제조사 등은 고용량 전용 멀티탭을 사용하거나 단독으로 전원을 연결할 것을 권장한다. 소방청도 '전기제품 사용 때 에어컨에 맞는 콘센트 사용, 문어발식 사용 금지' 등을 당부하고 있다.

소방청에 따르면 국내 멀티탭을 포함한 콘센트 화재는 2020년 396건에서 지난해 504건으로 늘었다. 2022년부터 3년간 전기적 요인으로 발생한 공동주택 화재 현황을 보면 에어컨 등 냉방기 사용이 잦은 7~8월에 화재 발생이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소방본부는 오는 10일 오후한국전기안전공사와 함께 '멀티탭 발화 위험 요인 검증 실험을 진행한다. 문어발식 콘센트 사용에 따른 발화 가능성, 정격용량 미충족 콘센트 사용 시 과전류 여부, 꼬인 상태나 헐겁게 체결 등 부적정한 사용에 따른 화재 가능성을 점검한다.

지난 2일 부산 기장군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6살, 8살 자매가 숨졌다. 부검 결과 사망 원인은 '다량의 연기 흡입'으로 나타났다.

앞서 지난 달 24일 새벽에도 부산 부산진구 개금동 20층짜리 아파트 4층에서 부모가 집을 비운 사이 불이 나 7세, 10세 자매가 숨졌다.

syw534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