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길고양이 학대'…목 잘라 죽이기도

서울 마포구 공덕시장 내에서 발견된 새끼 길고양이 머리.(사진 제보자 제공)ⓒ News1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지난 19일 오후 10시쯤 서울 마포구 공덕시장 내 창고 주변. 시장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평소처럼 길고양이들에게 밥을 주기 위해 창고로 이동했다가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했다. 목이 잘린 고양이 머리가 바닥에 놓여있던 것.

김씨는 <뉴스1>에 "수년간 밥을 챙겨주던 고양이가 낳은 새끼 중 1마리가 목이 잘려 있었다"며 "혈흔과 몸통은 없었는데, 캣맘을 상대로 해코지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김씨와 함께 활동하는 다른 캣맘은 "주변에 길고양이 혐오하는 사람들이 많은데다가 죽은 고양이의 어미가 새끼들을 돌보는 곳이 사람들의 눈에 띄기 쉬운 장소라 이런 일이 생긴 것 같다"며 "잘린 단면 등을 보면 아무나 할 수 없는 행위로, 다른 장소에서 죽인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고양이보호단체 나비야사랑해는 이 사건을 관할 경찰서에 고발할 예정이다.

최근 이처럼 잔인한 길고양이 학대사건이 줄을 잇고 있다. 지난달 6일에는 경기 안양시 호계2동의 한 아파트 후문에 새끼고양이가 가시나무에 걸려 죽은 채 발견됐다. 다음날엔 사람이 밟아 죽인 것으로 보이는 고양이도 발견됐다.

고양이를 항아리에 넣어 소변을 누는 행위, 때려서 골절시키는 행위, 털을 불로 태우는 행위 등 그간 벌어진 길고양이 학대 양상은 다양하다.

동물단체들은 길고양이가 더럽고 질병을 옮긴다는 편견이 혐오를 유발한 것으로 보고있다. 실제 캣맘들이 고양이들을 돌보는 모습에 항의하기 위해 고양이에 해코지하는 경우도 종종 발견된다.

그러나 길고양이 학대사건은 처벌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학대자를 알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확인이 돼도 행위에 대한 확실한 증거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 길고양이는 현행 동물보호법상 구조·보호조치에서 제외돼 있어 포획해 판매하거나 구매하는 행위에 대해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

한 사례로 지난 2015년 부산·경남 일대에서 길고양이 600여마리를 잡아 산 채로 뜨거운 물에 담가 털을 뽑고, 내장 손질해 건강원 등에 마리당 1만5000원에 속칭 '나비탕' 재료로 판 50대 정모씨가 붙잡혔지만 법원은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80시간을 선고하는데 그쳤다. 항소심도 마찬가지.

법조계에 따르면 이 판결은 기존 동물보호법 위반행위에 대한 판결에 비해 처벌수위가 높았다. 그러나 재판부가 정씨의 행위를 생명경시가 아닌 생계목적이었다고 판단, 실형을 면해줬다고 밝혀 논란이 일기도 했다.

유주연 나비야사랑해 이사장은 "길고양이에 대한 비이성적인 혐오증에서 비롯한 학대를 넘어서 범죄행위에 달하는 행위가 발생하고 있는데 이를 근절할 수 있도록 강화된 법과 제도의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며 "또한 동물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홍보물 배포나 캠페인을 열어 동물과 우리가 공존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이해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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