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는 왜 상자 안에 들어가는 걸까

고양이 '몽이'는 상자 안에 들어가는 것을 좋아한다.(사진 이은솔씨 제공)ⓒ News1
고양이 '몽이'는 상자 안에 들어가는 것을 좋아한다.(사진 이은솔씨 제공)ⓒ News1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제가 키우는 고양이 '몽이'는 상자만 있으면 들어가요."

몽이(4)는 상자를 보면 일단 안에 들어가고 본다. 몽이의 보호자인 이은솔씨(29·서울 동작구)는 이런 행동이 귀엽다며 상자를 여러 개 준비해 준다. 그러면 몽이는 번갈아가며 상자에 들어간다.

몽이처럼 대부분의 고양이들은 상자에 들어가 앉아 있거나 누워 있는 것을 좋아한다. 특히 자신의 몸에 꽉 끼거나 혹은 더 작은 상자에 큰 관심을 보여 불편한 자세를 연출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고양이가 상자 안에 들어가길 좋아하는 것에 대해 몇 가지 이유를 들고 있다.

우선 고양이는 상자 안에 들어갈 경우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

2014년 네덜란드 위트레흐트대 수의학과 교수인 클라우디아 빈케가 이끄는 연구진은 상자 안 고양이의 스트레스 수치 분석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보호시설에 처음 들어온 고양이 19마리를 2개의 그룹으로 나눠 10마리에게는 상자를 주고 9마리에게는 주지 않았다.

고양이들의 스트레스 수치를 2주 동안 살펴본 결과, 상자를 준 고양이들은 수치가 3일 만에 떨어지고 환경에 잘 적응한 반면, 상자가 없는 고양이들은 2주 후에야 환경에 적응했다.

연구진은 "연구 결과 고양이가 상자를 일종의 대피소이자 안식처로 여긴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하루 18~20시간을 자는 고양이는 야생에서 숨을 공간이 필수였는데 그 습관이 아직 남아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양이의 이런 모습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적을 피하기 위한 본능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한다.

야생에 살고 있는 사자, 호랑이 등 고양잇과 동물들에게도 상자나 몸을 숨길만한 곳에 들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의 인간·동물관계학자인 존 브래드쇼는 "개는 인간과 함께 선사시대부터 살아온 것으로 추정되지만 고양이는 그보다 짧은 수천 년에 불과하기 때문에 고양이의 진화는 야생과 가정 그 중간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상자 안에 웅크리고 앉았을 때 몸의 온도가 편안함을 느끼는 30~36도가 된다는 것도 고양이가 상자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lg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