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컵 강아지의 고통이 멈추게 해주세요"

품종 개량 반려견, 건강 문제 심각…전문가들 위험성 경고

티컵 강아지.(자료사진)ⓒ News1

(서울=뉴스1) 이기림 인턴기자 = "단두종(코가 짧은 개)이나 연골위축증에 걸린 개(다리 짧은 반려견), 성장해도 고양이보다 작거나 새끼 송아지보다 큰 개들은 키우면 안 됩니다."

영국의 수의사인 캣 헨스트리지는 지난달 30일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당신이 무슨 반려견을 입양해야 할지에 대한 수의사들의 진짜 생각'이란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헨스트리지는 질병에 쉽게 걸리고 수명도 짧은 품종 개량된 반려견들을 키우지 말자고 주장했다. 불도그, 퍼그, 시추, 티컵 강아지 등이 이런 개들에 포함된다. 데일리메일 등 주요 외신들은 일제히 그의 글을 인용해 반려견 품종 개량의 위험성을 전했다.

품종 개량된 개들이 고통을 받는다는 건 전혀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이미 많은 수의사들이 이런 개들의 문제점을 주장했었다. 지난 9월 영국수의사협회(British Veterinary Association)도 "개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단두종 분양 받는 행위를 멈춰야 한다"고 성명서를 발표했다.

협회에 따르면 단두종은 신체적 특성으로 인해 호흡곤란, 안구 궤양, 척추 기형 등 심각한 문제를 겪는다. 특히 불도그, 퍼그, 시추 등은 조금만 무리해 움직이거나 더울 경우 질식 수준의 호흡 곤란이 올 수 있다고 알려졌다.

김재영 태능동물병원장은 "단두종들은 호흡기 질병을 앓는 것은 물론 안구 돌출, 결막염, 각막염 등 안과 질환이나 마취했을 때 혀가 말리는 등 여러 문제를 겪는다"고 말했다.

건강상 문제가 있다는 전문가들의 경고에도 단두종의 인기는 계속해서 늘고 있다. 지난 9월 영국 애견협회의 캐롤라인 키스코 사무총장은 외신들과 인터뷰에서 프렌치 불도그 같은 단두종이 최근 몇 년 사이 인기가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품종이 개량돼 고통을 겪는 개는 단두종뿐 아니다. 2000년대 들어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티컵 강아지는 더 큰 문제를 갖고 있다.

티컵 강아지는 대체로 근친교배를 통해 태어난다. 작은 체구로 태어난 반려견들을 교배시켜 표준 크기보다 작은 개를 태어나게 한다. 선천적으로 유전적 결함을 갖고 태어나는 경우가 많아 슬개골 탈구, 기관허탈증, 뇌수두증 등에 많이 걸린다.

김 원장은 "티컵 강아지들은 근친 교배 부작용이 많이 나타나고, 체구가 작다보니 건강에 쉽게 무리가 간다"며 "이런 이유로 폐사율도 높고 수명도 일반 개들에 비해 짧다"고 말했다.

인간의 욕심 때문에 개량된 반려견들은 다양하다. 불 테리어, 잉글리시 불도그, 닥스훈트, 세인트 버나드, 저먼 셰퍼드 등 여러 품종들이 탄생했다.

이렇게 태어난 개들 가운데는 호흡장애, 고관절이형성, 허리디스크, 혈우병 등 다양한 유전질환으로 고통 받고 있는 개들도 있다.

김 원장은 "품종 개량된 반려견들은 선천적 질환에 의해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모든 면을 철저히 고려해 입양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이어 "반려견은 평생을 가족처럼 함께 보내는 존재"라면서 "책임감을 가지고 그들을 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lgir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