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센터 앞에 덩그러니 놓여 있던 새끼 강아지

[가족의 발견(犬)] 블러드하운드 믹스견 로빈

로빈. (사진 케어 제공) ⓒ News1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지난 6월28일 오전 8시께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동. 일터로 향하는 이들의 발걸음으로 아침 거리는 분주했다. 출근 시간에 쫓겨 앞만 보고 걸어가는 사람들이 주변의 변화를 알아채기란 쉽지 않은 일. 이들에게 골목 한편에 놓인 작은 케이지가 눈에 들어올 리 만무했다.

덩그러니 놓인 작은 케이지를 가장 먼저 발견한 이는 동물보호단체 케어의 입양센터 관계자들이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케이지 안을 들여다본 센터 관계자들은 고개를 떨굴 수밖에 없었다. 역시나였다. 자주 있는 일이라 이제 면역이 생길 때도 됐지만 입양센터 앞에 버려져 있는 반려동물들을 볼 때면 싸한 마음을 감출 길이 없다.

김은일 입양센터 팀장은 “상자나 케이지에 개를 넣어두곤 센터 문 앞에 두고 가는 일이 허다하다. 일주일에 두세 번은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서 “심지어는 문을 열어 개를 센터 안에 던져놓고 도망가는 이들도 있다”고 했다.

잔뜩 웅크리고 있는 강아지를 케이지에서 꺼낸 센터 관계자들은 경악했다. 소형견용 케이지에서 나온 개는 케이지보다 두 배나 큰 몸집을 가진 대형견이었다. 좁디좁은 곳에 어찌나 개를 욱여넣었는지 케이지를 열자마자 개는 바닥에 고꾸라졌다.

발견 당시 로빈. (사진 케어 제공) ⓒ News1

넘어져 있던 개는 몸을 일으키더니 ‘꺼내줘서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었던 듯 케이지 문을 연 활동가에게 와락 안겼다. 태어난 지 몇 개월 안 돼 보이는 블러드하운드 믹스견이었다.

활동가들은 개 보호자가 쪽지라도 남기진 않았을까 하는 마음에 케이지 안 이곳저곳을 살펴봤지만 그 어떤 것도 찾을 수 없었다. 개의 이름도, 나이도, 기본적인 정보도 알 수 없었다. 개 보호자는 그저 인적이 드문 새벽을 틈타 작디작은 케이지에 넣은 자신의 반려견과 함께 양심을 버린 듯했다.

센터 관계자들은 개에게 ‘로빈’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동물병원에선 로빈이 태어난 지 3개월가량 된 아기라고 했다. 몸무게는 15㎏. 다 크면 30㎏은 족히 될 대형견이다.

몸집이 꽤 큰 덕분에 강아지라고 부르기엔 어색한 로빈이지만 그 어떤 강아지보다 애교가 많은 게 특징이다. 사람을 무척 좋아해 사람이 눈에 띄기라도 하면 꼬리를 세차게 흔들며 안기기 바쁘다. 입을 살짝 벌리곤 귀여운 표정을 지으며 달려드는 게 매력 포인트.

김은일 입양센터 팀장은 “사람을 어찌나 좋아하는지 흥분을 감추지 못해 소변을 보곤 한다”면서 “대형견인 데다 사람을 반길 때 소변을 흘려서 버림받은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로빈이 예쁘장하게 생겨서 여러 번 입양 문의가 들어왔는데 센터에 와서 로빈을 보지도 않고 그냥 보내달라고 해 보내지 않았다”면서 “겉모습만 보고 키우고 싶다는 단순한 생각은 아이들을 더 불행하게 만드는 일”이라고 했다.

현재 로빈. ⓒ News1

로빈은 ‘하루에 3㎝는 족히 자라는 것 같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성장 속도가 빠르다. 대형견을 이해하고 대형견을 잘 키울 수 있는 환경을 갖춘 사람에게만 입양을 갈 수 있다는 얘기다. 때문에 입양센터는 로빈의 입양처를 더욱 까다롭게 심사하고 있다.

어미와는 어떻게 헤어졌는지, 형제는 없는지, 함께 살던 보호자에게 왜 버림받았는지 로빈에 대해 알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지만 한 가지 분명한 건 로빈은 상처받은 개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밝고 쾌활하다는 것이다.

로빈은 지금도 꼬리를 발랄하게 흔들며 자신을 사랑으로 감싸 안아 줄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

Δ 이름: 로빈

Δ 성별: 수컷 (중성화 완료)

Δ 나이: 2016년생 추정

Δ 체중: 16kg

Δ 품종: 블러드하운드 믹스

Δ 입양센터 입소: 2016년 6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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