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날엔 '전통 음식' 보신탕?…"잔인하고 위험한 보양식"

[식용개는 없다] '개도살' 과정, 무엇이 문제일까

태어난지 채 1년이 안된 어린 강아지들.(자료사진)ⓒ News1

(서울=뉴스1) 이병욱 기자 = 중복(中伏)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복날이 되면 보양식을 찾는 이들이 늘면서 삼계탕 집들은 문전성시를 이룬다. 또한 보신탕 찬성론자들은 보신탕이 '전통적인 음식문화'라며 여름철 보양식을 대표한다고 주장한다.

'개고기 식용' 문제를 두고 찬반 논쟁은 우리 사회에서 오랜 기간 지속돼 왔지만 최근에는 반려견 문화가 확산되면서 이 같은 음식문화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해외에서 또 다시 한국의 보신탕 문화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탈리아 우파 전진 소속 미켈레 비토리아 브람빌라 의원은 한국인들이 개고기를 먹는 것을 중단하지 않으면 유럽(EU) 차원에서 2018년 평창올림픽을 보이콧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브람빌라 의원은 밀라노 시내에서 한국의 보신탕 풍습과 열악한 개 사육환경 등을 다룬 '한국, 공포의 식사'라는 제목의 비디오를 상영하고 시민들에게 한국의 개식용 반대 운동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앞서 영국에서는 정부 청원 페이지에 올라온 '한국 개고기 거래 금지 촉구' 청원에 10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서명해 영국 의회가 논의를 앞두고 있다.

청원자 수잔나 마틴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개를 잔인하게 학살하는 한국에게 아무런 조사 없이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를 승인했다"며 "영국 정부를 비롯한 IOC, 한국 정부 등은 개고기 거래 금지를 촉구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우리 사회와 정부는 여전히 개식용 문제에 대해서는 소극적이고 방관자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25일 동물보호단체 카라(대표 임순례)에 따르면 국내에서 해마다 10만 마리에 가까운 동물들이 거리에 버려지고 있으며, 열악한 환경에서 키워져 잔인하게 도살되는 개는 연간 100만 마리에 이른다.

동물보호단체들은 개 도살 과정에서의 잔인성을 문제점으로 지적한다.(사진 카라 제공)ⓒ News1

동물보호단체들은 잔인하게 도살되는 100만 마리의 개들과 10만 마리의 유기동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식용 중단을 선행과제로 지적하고 있다.

특히 식용 개와 반려견이 따로 없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개를 키워 도살하고, 보신탕으로 유통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동물학대와 법규 위반 행위를 지적한다.

카라에 따르면 살아있는 개가 보신탕으로 식탁에 오르기까지 최소 5개의 현행 법률을 위반한다.

사육과정에서 개에게 음식쓰레기를 급여(사료관리법 제14조), 불법 개농장의 분뇨 발생과 피해(가축분뇨법 제11조), 허가되지 않은 곳에서 도살(축산물위생관리법 제7조), 특히 전기감전에 의한 방법(동물보호법 제8조), 재래시장에서 개의 지육을 전시·판매(식품위생법 제4조·제5조) 등이다.

수의사 등 전문가들은 개고기를 생산하는 과정에서의 문제점과 함께 위험성을 경고한다.

개식용 업계에서 주로 활용하고 있는 '감전사'의 경우 과거 개, 고양이, 양, 돼지, 여우, 밍크 등의 안락사에 사용했지만 동물에게 심한 통증 및 스트레스를 유발시켜 세계적으로 사용을 자제하고 있다.

미국 수의사회(AVMA)는 이런 점과 사람에게 위험하다는 등의 이유로 동물의 감전사를 비인도적인 죽음으로 분류하고 있다.

버려진 동물을 위한 수의사회 소속 수의사인 명보영 주주동물병원장은 "개 도살장 등에서는 일반적으로 전기봉을 사용해 감전사 시키거나, 마비된 상태에서 경정맥을 절단해 방혈을 통해 죽음에 이르게 한다"면서 "이를 안락사로 이해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개가 바로 죽음에 이르지 못하고 의식이 남아 있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명 원장은 이어 "우리나라에서 개식용 목적의 도살인 감전사, 교살, 방혈, 근이완제 투여 등은 비인도적인 죽음으로 분류되며 특히 약물을 이용한 도살은 사람의 체내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식용 목적의 동물에게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뉴스1> 반려동물 전문 플랫폼 '해피펫'과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대표 임순례), 한국수의임상포럼(회장 김현욱), 버려진동물을위한수의사회(운영진 명보영), 팝아티스트 한상윤 작가가 공동캠페인을 전개한다. '식용개 라고요? 저의 자리는 식탁 위가 아닙니다(식용개는 없다)' 캠페인은 '식용개'라는 거짓말과 이에 기대어 벌어지는 동물차별, 동물학대, 공중위생 문제 등의 진실을 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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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ok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