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다룬 연극 '세상의 종말이 아닌'…강윤민지·다은·박혜영 출연

8월 6~9일 연희예술극장…7월31일~8월1일 강화도 '없는극장' 프리뷰
올리비에상 수상 작가 크리스 부시의 희곡…전윤환 연출

극단 앤드씨어터가 영국 극작가 크리스 부시의 희곡 '세상의 종말이 아닌'(Not the End of the World)을 국내 초연한다.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극단 앤드씨어터가 영국 극작가 크리스 부시의 희곡 '세상의 종말이 아닌'(Not the End of the World)을 국내 초연한다. 작품은 기후위기를 식민주의와 계급, 가부장제, 역사적 책임까지 연결해 묻는 동시대 연극이다.

앤드씨어터는 8월 6일부터 9일까지 서울 연희예술극장에서 '세상의 종말이 아닌'을 공연한다. 지난해 국내 낭독공연으로 소개한 작품을 이번에 한국 초연으로 무대화한다.

공연은 기후과학자 안나가 한 대학 기후연구소에서 박사후연구원 면접을 보는 장면에서 출발한다. 면접은 같은 장면으로 반복되고 되감기지만, 작은 말과 행동의 차이가 매번 다른 결과를 만든다.

또 다른 시간대에서는 북극 탐사 중 벌어진 죽음을 둘러싼 조사와 심문이 이어진다. 더 먼 미래에서는 레나가 어머니를 위한 추도사를 낭독하고, 서로 다른 시간의 이야기는 현재의 세계와 희생의 문제로 모인다.

작품은 선형적 서사 대신 반복과 분기, 멀티버스적 구조를 택한다. 분홍색 눈, 굶주린 북극곰, 8만 년 된 나무 군락, 끝없이 추출되는 석유, 1492년 이후 이어진 식민화의 역사 등이 콜라주처럼 교차한다.

'세상의 종말이 아닌'은 기후위기처럼 너무 거대해 한 번에 붙잡기 어려운 대상을 뜻하는 '하이퍼오브젝트' 개념을 연극적으로 구현한다. 완성된 해석을 제시하기보다 파편화된 장면과 이미지 사이에서 관객이 직접 연결선을 긋도록 구성했다.

원작자 크리스 부시는 올리비에상을 받은 영국 극작가이자 작사가, 각본가다. 이 작품은 독일 샤우뷔네에서 초연됐고, 기후위기를 단순한 재난 서사가 아니라 인간 사회의 구조적 문제로 다룬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연출은 앤드씨어터 대표 전윤환이 맡았다. 전윤환은 "이 작품은 종말을 예언하는 연극이 아니라, 이미 시작된 변화 속에서 우리가 무엇을 기억하고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를 묻는 연극"이라고 말했다.

무대에는 강윤민지, 다은, 박혜영이 출연한다. 한 배우가 여러 인물을 넘나드는 방식으로 하나의 세계가 다른 가능성으로 갈라지는 구조를 무대 위에 구현한다.

공연 시간은 평일 오후 7시 30분, 주말 오후 3시다. 중간휴식 없이 약 100분이며 관람 연령은 만 13세 이상이다.

본공연에 앞서 7월 31일부터 8월 1일까지 강화도 '없는극장'에서 프리뷰 공연을 진행한다. 이번 공연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창작주체지원사업에 선정됐다.

art@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