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색과 리듬으로 피어나다"…이소윤 '아무데도 두지 않고'전
이스랏아트룸 4월 18일까지
- 김정한 기자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위치한 갤러리 이스랏아트룸에서 이소윤의 개인전 '아무데도 두지 않고'가 4월 18일까지 이어진다. 감각으로 먼저 다가오는 색의 흐름을 따라 봄의 시작을 만끽할 수 있는 공간이다. 전시는 3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들로 구성됐다. 작가가 그간 천착해 온 색채의 층위와 생동하는 리듬감을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화면을 지배하는 맑은 푸른색과 밝은 노란색은 단순한 색채의 배합을 넘어선다. 겨울의 잔상이 물러나고 공기 중으로 서서히 스며드는 봄빛의 온기를 닮았다. 작가는 구체적인 형상을 재현하기보다 자연에서 마주한 찰나의 감각을 붓질의 궤적으로 치환한다. 겹겹이 쌓이고 때로는 긁혀 나간 색채의 레이어는 화면에 깊이감을 부여하며, 끊임없이 움직이는 빛의 흐름을 만들어낸다.
작업의 영감은 겨울 저수지 위를 수놓는 철새들의 군무와 같은 강렬한 시각적 경험에서 비롯되었다. 수만 마리의 움직임이 만들어내는 공기의 진동과 리듬은 작가의 손끝을 거쳐 점과 선의 흔적으로 남았다. 이는 풍경의 묘사가 아닌, 그 풍경 속에 존재했던 '생명력의 전이'에 가깝다.
전시 제목인 '아무데도 두지 않고'는 금강경의 '응무소주 이생기심'(應無所住 而生其心)에서 착안했다. 어느 한 곳에 집착하거나 머무르지 않을 때 비로소 마음이 일어난다는 의미다. 작가는 고정된 서사나 강요된 의미를 배제한다. 대신 색과 움직임이 교차하는 열린 공간을 제시함으로써 관람객이 각자의 감각으로 화면을 채울 여지를 남긴다.
이소윤은 서울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영국 왕립예술학교(RCA)에서 석사를 마친 후 그간 자연의 감각적 리듬을 탐구해 왔다. 2021년 '녹비홍수' 이후 오랜 준비 끝에 열리는 이번 개인전은 그의 한층 깊어진 회화적 언어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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