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훈의 '말러'·장한나 '합창'…'70주년' KBS교향악단, 내년 야심작은(종합)

26일 'KBS교향악단 창단 70주년' 기자간담회
"정명훈, 악단의 미래 함께 만들어갈 음악감독"

지휘자 정명훈이 26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KBS교향악단 창단 70주년& KBS교향악단 10대 음악감독 선임'기자회견에 참석해 장난스러운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2025.12.26/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 '2025 롱 티보 국제 콩쿠르 우승' 피아니스트 김세현(18), 올해 쇼팽 콩쿠르에서 나란히 본선에 진출했던 '형제 피아니스트' 이혁(25)·이효(18)의 협연 무대가 펼쳐진다. 첼리스트이자 지휘자 장한나(43)가 이끄는 베토벤 '합창' 공연도 열린다.

KBS교향악단은 내년 창단 70주년을 맞아, 26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서울에서 한 해 동안 추진할 주요 사업과 대표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정명훈 제10대 음악감독, 이승환 KBS교향악단 사장, 박장범 KBS 사장이 참석했다.

내년 주요 사업은 대표 프로그램 강화, 공공성 확대, 세계 교류 및 협업 확대, 70주년 기념 콘텐츠 제작 등 4가지 축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먼저 대표 레퍼토리를 통해 악단의 예술적 방향성을 더욱 명확히 한다. 그 중심에는 정명훈 음악감독의 말러 시리즈가 있다. 지난 시즌 '교향곡 제1번'과 '제2번'을 선보인 데 이어, 내년에는 '제4번'과 '제5번'을 지휘하며 KBS교향악단의 음악적 깊이를 한층 공고히 할 예정이다. 여기에 KBS교향악단 음악감독(2014~2019)을 지낸 요엘 레비가 말러 '교향곡 제6번'으로 합류해, 악단이 축적해 온 말러 사운드의 계보를 잇는다.

특히 오는 4월 18일 선보이는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 콘서트 버전은 70주년 시즌의 상징적 프로젝트다. 정명훈은 1997년 베르디의 '오텔로'를 통해 국내 최초로 콘서트 오페라 형식을 선보인 바 있다. 이번 무대를 통해 다시 오페라 지휘에 나선다. 알리사 콜로소바, 갈레아노 살라서 등 세계 주요 오페라 극장에서 활약 중인 성악가들이 함께한다.

롱티보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한 피아니스트 김세현/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정명훈 "KBS교향악단 위해 할 일은 사랑하고 키워주는 것"

주목받는 한국인 연주자들의 협연도 이어진다. '형제 피아니스트' 이혁·이효는 풀랑크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을, 김세현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제2번'을 협연한다. 시즌의 피날레는 장한나가 지휘하는 베토벤 교향곡 제9번 '합창'이 장식한다.

이 밖에도 KBS교향악단은 병원·학교·도서 지역 등 '찾아가는 음악회'를 연 20회 내외 규모로 운영하고, 오리지널 숏폼과 교육형 콘텐츠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이날 이승환 사장은 마에스트로 정명훈을 제10대 음악감독으로 선임한 배경에 대해 "창단 70주년을 맞아 가장 필요한 것은 악단의 정체성과 미래를 함께 만들어갈 음악감독이라고 판단했다"며 "한국 클래식 음악의 위상을 높여 온 정명훈 감독은 우리 음악의 정체성을 구축해야 하는 악단의 책무를 가장 잘 수행할 수 있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정명훈 감독은 "저는 오래전부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오케스트라는 KBS교향악단이라고 생각해 왔다"며 "악단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음악가들을 사랑하고, 그들이 할 수 있는 만큼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앞으로 단원들과 연습할 때마다 '어떻게든 도와주고 싶은 마음'으로 임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승환 사장은 "KBS교향악단은 1956년 서울방송관현악단으로 출범한 이래 한국 클래식 음악의 중심축으로 자리해 왔다"며 "정명훈 지휘자와 함께 국민에게 가장 가까운 교향악단으로서, 그리고 한국을 대표해 세계와 소통하는 오케스트라로서 더욱 수준 높은 무대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지휘자 정명훈(왼쪽)이 26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KBS교향악단 창단 70주년& KBS교향악단 10대 음악감독 선임' 기자회견에 참석해 영상을 보며 생각에 잠겨 있다. 2025.12.26/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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