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신화, 시간의 흐름 탐구의 서사"…나이젤 쿡 '씨 미러'展

페이스 11일 ~ 5월 17일

9일 페이스에서 열린 나이젤 쿡이 개인전 '씨 미러'(Sea Mirror) 기자간담회에서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 뉴스1 김정한 기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영국 출신 회화 작가 나이젤 쿡의 개인전 '씨 미러'(Sea Mirror)가 11일부터 5월 17일까지 갤러리 페이스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나이젤 쿡의 신작을 최초로 공개하는 자리다.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초상화 형식, 파노라마 형태의 회화, 그리고 스페인 포르멘테라섬에서 제작된 작품 등 20여 점의 회화 작품을 선보인다.

나이젤 쿡은 구상과 추상을 결합해 여러 겹의 레이어로 이루어진 다층적 화면 구성으로 깊이감이 있으면서도 감각적이고 분위기 있는 회화를 구현하는 작가다. 그는 이번 개인전에서 기억, 신화, 시간의 흐름을 탐구해 독창적인 시각 언어와 회화적 제스처로 풀어낸다.

나이젤 쿡 '씨 미러'展 전시 전경. ⓒ 뉴스1 김정한 기자

그의 작품의 돋보이는 점은 이질적인 요소들이 융합되는 과정을 통해 하나의 이미지와 의미를 형성한다는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물리적 공간은 물론 감정과 사고 과정 같은 심리적 공간까지 포착하는 그의 작업 의식을 엿볼 수 있다.

회화, 사고, 인식이 교차하는 지점을 탐구하는 그의 작품에서는 다양한 느낌이 전달된다. 심연, 우주, 번뇌, 알 수 없는 미로 등 다양한 서사가 읽힌다. 붓 자국, 흘러내리는 물감, 덧칠 등 다양한 표현 기법을 통해 시간의 흐름과 변화, 그리고 작가의 행위를 시각적으로 드러낸다.

이번 신작들의 특징은 최근 몇 년 그의 작품의 특징이었던 강렬한 색상과 그래픽적인 선의 형태에서 변화된 분위기를 보여준다는 점이다. 색조는 더욱 차분해졌고, 이전보다 더 부드럽고 사색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또한, 흐릿하고 섬세한 구도는 내면의 감성을 보다 세밀하게 드러낸다. 화면을 가로지르는 유려한 인상주의적 선들은 타치아노, 루벤스, 터너 등의 작품들과도 연결해 이해해볼 수 있다.

Nigel Cooke, The Wild Bird-Hearts that Love Her, 2025, oil on linen, 185 × 120cm (페이스 제공)

나이젤 쿡은 "나의 작품은 '연속성 위의 파동'으로 질서와 붕괴, 예측 가능성과 불확정성 사이의 긴장감을 탐구한다"며 "이번 작품들은 시간의 초월성, 서사, 그리고 감정적 심리적 깊이를 전달하는 회화 매체의 신비에 기반을 두고 개인의 겸험적 사유를 담았다"라고 전했다.

나이젤 쿡은 독창적인 화풍과 끊임없는 실험 정신으로 현대 미술의 중요한 흐름을 이끌어가는 작가다. 명확한 형상을 묘사하면서도 추상적인 표현 기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인물, 풍경과 같은 구체적인 대상과 함께 자유로운 선, 색채, 질감 등이 공존을 통해 독특한 시각적 경험을 선사한다.

acen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