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의 삶을 유쾌하게"…예술위, 창작산실 신작 7편 선보인다
예술위 '창작산실 올해의신작' 7편 이달 선보여
노인, 희망 잃은 청년, 근현대시 등 다양한 소재
- 정수영 기자
(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 노년의 삶을 유쾌하게 표현한 공연 세 편이 2월 한 달간 무대에 오른다.
한국예술문화위원회(예술위)는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예술가의집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신작'(창작산실)으로 노인 이야기를 소재로 한 창작 뮤지컬 2편과 무용 1편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첫선을 보이는 작품은 6일 더줌아트센터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이상한 나라의 춘자씨'. 치매를 앓고 있는 70세 할머니 고춘자의 느슨해진 정신 줄에서 빠져나온 '영혼의 물고기'가 나타나며 시작되는 기상천외한 모험을 다룬 이야기다.
이 작품의 작·연출가 오미영은 "'치매를 앓고 있는 사람은 과연 무엇을 보고 있을까'라는 질문이 출발점이었다"며 "소통의 어려움을 겪는 과정을 무대화했을 때 재미있는 판타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느 날 갑자기 '엄마의 보호자'가 돼 버린 40·50세대 관객에게 위로를 건네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바통을 이어받는 작품은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이다. 다큐멘터리 영화 '칠곡 가시나들'과 수필집 '오지게 재밌게 나이 듦'을 뮤지컬로 만든 작품. 가난하고 여자란 이유로 글을 배우지 못한 할머니들이 문해 학교에 다니며 새로운 세상을 만나는 모습을 따뜻하게 그려냈다. 11~27일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공연된다.
제작사 라이브의 강병원 프로듀서는 ""칠곡 가시나들'에 나오는 할머니들이 내가 생각했던 노년의 삶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트려 줬다"면서 "유쾌하게 사시는 모습에 '이렇게 늙어갈 수도 있겠구나' 생각이 들어 뮤지컬로 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21일 막이 오르는 무용 '로망(Roman) 노망(老妄)'은 '스스로가 꿈꾸는 노년의 로망'과 '늙어가며 나타나는 노망'이 얽히는 지점에서 출발하는 작품이다. 안무를 맡은 문성연은 "육체가 늙어가더라도 삶을 얼마든지 즐겁게 영위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전문 무용수뿐 아니라 일반 노인들도 무대에 출연한다.
예술위는 이외에도 연극 1편, 무용 2편, 전통예술 1편 등 4편의 공연을 이달 선보인다.
희망 잃은 청년들을 위로하는 연극 '저수지의 인어'를 비롯해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춤과 움직임으로 그려낸 무용 '그래비티(GRAVITY)' △오늘날 '땅'이 가지는 의미와 정체성의 경계를 묻는 무용 '피안의 여행자들' △근현대시를 전통음악으로 재해석한 '남도 선소리 시를 읊다: 님이 침묵한 까닭?'(부제: 중中머리에 대하여)' 등이 관객과 만난다.
창작산실은 제작부터 유통까지 단계별 지원을 통해 연극, 창작뮤지컬, 무용, 음악, 창작오페라, 전통예술 등 기초 공연예술 분야의 우수 신작을 발굴하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대표적인 지원사업이다.
j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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