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컬렉션] 한국미술 명작④ 박수근의 '절구질하는 여인'과 '유동'
-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절구질하는 여인'은 아기를 업은 채 절구질을 하는 여인의 모습에서 고단한 여인의 생활을 잘 보여준다. 이는 '밀레와 같은 화가가 되고 싶었던' 박수근의 작품 세계와 맞닿아 있는 것이다.
일하는 여인은 박수근이 평생 반복해서 그린 소재 가운데 하나다. 이 작품은 그가 1936년 '조선미술전람회'에 수채화로 출품해 입선한 '일하는 여인'의 변형이다.
이 작품은 박수근 특유의 색감과 마티에르가 완성도 있게 구사돼 있다. 1960년대가 되면 박수근 특유의 양식화가 진행되는데, 이 작품은 그 전의 무르익은 기량과 정제된 기법의 구사가 잘 드러나 있다.
타계하기 직전인 1964년에도 동일한 도상의 작품을 제작했는데 후기에 제작된 작품들에 비하면, 이 작품에는 인물의 이목구비와 손동작 등에서 개성적이고 구체적인 묘사가 감지된다.
'유동'은 그림 전체에 풍기는 온화한 색조, 둥글고 부드러운 형태감, 그리고 아이들 간에 오가는 시선 등에서 박수근의 따스한 애정이 감지되는 작품이다.
아이를 업고 있는 소녀, 쪼그리고 앉아 놀이를 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다른 작품에서 자주 발견되는 소재이지만 표현 방식이 다른 작품들과 다르다.
먼저 배경이 도시에서 농가로 바뀌었다. 아이들을 둘러싼 집의 모습이 매우 구체적으로 묘사돼 있다. 그는 대개의 작품에서 인물의 배경으로 등장하는 집들을 소략하게 표현하곤 했다.
박수근은 자신이 거주했던 동네의 풍경, 길가에서 노는 아이들의 모습, 시장을 오가는 여인들의 모습, 휴식을 취하는 노인의 모습, 시장과 노점 풍경 등 한국전쟁 후 서울에 자리잡은 서민들의 일상생활을 소재로 그림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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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국립현대미술관(관장 윤범모)이 이건희컬렉션 1488점 가운데 20세기 초반에서 중반까지 한국 근현대 작품 중심으로 주요작 58점을 오는 21일부터 먼저 선보인다. 이에 뉴스1은 우리 미술품에 대한 사랑을 국민과 함께 나누었으면 한다는 고인의 뜻을 기리기 위해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한국미술 명작'에서 주요 작품을 지상 공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