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표 디자이너 '나카가키 노부오', "디자인에는 국경이 없다"
국립현대미술관, 한일 그래픽디자인 50년사 '交, 향'전 개최
- 박정환 기자
(서울=뉴스1) 박정환 기자 = "디자인에 있어서는 국경을 의식하고 싶지 않습니다. 디자인은 한일 양국이 함께 육성하고 키워나가야 할 분야입니다."
나카가키 노부오(Nakagaki Nobuo) 밈디자인학교 교장은 한일 양국의 경색된 정치적 상황에서 열린 '交(교), 향'전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이번 전시회는 양국 그래픽 디자이너 1세대부터 젊은 디자이너까지 서로 영향을 미치면서 다르게 변화되어 온 모습을 조망하기 위해 지난 11일 개막해 오는 10월18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제7전시실에 마련됐다
12일 서울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교육동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는 나카가키 교장을 비롯해 로고 디자이너 오쿠무라 아키오, 무인양품 총괄 아트디렉터 하라 켄야가 일본을 대표해 참석했고, 한국은 김경균(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강현주(인하대학교 교수), 김신(전 대림미술관 부관장) 기획위원이 참석했다.
나카가키 교장은 가메쿠라 유사쿠(Kamekura Yusaku, 1915~1997)가 생전에 인근 국가의 문화를 존중했음을 강조했다. 가메쿠라는 1964년 토쿄올림픽 포스터를 디자인했고 일본 디자인의 아버지라 불린다.
나카가키 교장은 "젊은 시절 10년동안 유사쿠와 함께 작업했다. 가메쿠라는 한국의 전통문양을 존중했고, 이를 바탕으로 작업해 온 한국의 디자이너를 오랫동안 지원했다"며 "유사쿠가 뿌린 씨앗이 자라서 이렇게 하나씩 결실을 맺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참석자들도 비슷한 대답이었다.
상표 디자인으로 유명한 오쿠무라 아키오는 "각자의 위치에서 작은 일이라도 열심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 역할은 더 좋은 디자인을 만들고 알리는 일이다"고 말하며 "디자인은 일상생활과 밀접하다. 정말 작은 일부터 일상에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양국관계에서 돕는 일이라곤 일본으로 유학온 한국학생들이 집을 구할 때 보증을 서주는 일이다. 내세울만한 큰 일이 아니지만 그런 배려가 양국을 긴밀하게 해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무인양품 아트디렉터로 잘 알려진 하라 켄야는 "한일 정치적 관계는 나에겐 너무 먼 일이다. 디자이너는 개별적 존재다. 각자의 메시지를 갈고 닦아서 하나의 디자인을 내놓는 것"이라며 "국가별로 구분되는 특징은 희미하다. 오히려 다가오는 전 세계적 위기상황에 디자인이 어떤 역학을 해야 하는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측 참석자도 같은 의견이었다. 김장언 국립현대미술관 전기기획2팀장은 "경색된 정치적 상황을 떠나 민간차원에서는 한일 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교, 향'전 이외에도 국립현대미술관은 일본 국립신미술관과 함게 '아티스트파일'을 진행 중이다."고 밝혔다.
김경균 기획의원은 "이번 전시는 한국과 일본이 함께 부르는 합창이다. 어떻게 함께 어울릴 수 있느냐에 주목했다. 한국과 일본의 기획위원 3명씩 참여했다. 전시,교육, 출판으로 3분야로 업무를 분담했다"고 말하며 '교, 향'전을 설명했다.
김 위원은 "이번 전시는 한일 디자이너 112명(한국 59 일본 53)이 참여해 어제 개막해 10월18일까지 열린다"며 "제7전시실 입구에는 양국의 디자이너가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히 제작한 포스터가 전시장 입구에 걸렸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교, 향'전이 전시공간을 3구역으로 나눠 전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제1전시 공간에는 한·일 그래픽 디자이너 1세대의 작품이 소개되고, 제2전시실에서는 한·일 양국의 중견 디자이너부터 현재 활발하게 활동 중인 신진 디자이너까지 아우르는 그래픽 디자인의 전개양상을 살펴볼 수 있고, 마지막 아카이브 공간은 '인포그래픽으로 보는 그래픽 디자인 문화' 로 꾸몄다"고 설명했다.
제1전시실에는 한·일 그래픽 디자이너 1세대의 작품이 소개된다.
한국의 '권명광' '김현' '조영제'의 88년 서울 올림픽 포스터와 마스코트 호돌이, 산업화의 과정에서 탄생한 기업 디자인과 광고 포스터 등 현대적 디자인의 시작을 이끌었던 작업이 전시된다. 타이포그래피와 편집디자인 분야에서 한국의 현대적 그래픽디자인을 탄생시킨 '안상수', '이상철', '정병규'의 출판물과 작업들은 우리 문자의 독창성과 아름다움을 다시금 돌아보게 한다.
일본 그래픽디자인의 고전으로 평가받는 '가메쿠라 유사쿠', '나카무라 마코토', '나가이 카즈마사', '다나카 잇코', '후쿠다 시게오' 등의 작품도 소개된다. 1964년 도쿄 올림픽 포스터부터 상업광고에 이르는 일본 그래픽 1세대의 광범위한 작업과 스기우라 코헤이의 '만다라' 시리즈 등 일본의 주요 출판물 약 60여권을 접할 수 있다.
제2전시실에서는 한·일 양국의 중견 디자이너부터 현재 활발하게 활동 중인 신진 디자이너까지 아우르는 그래픽 디자인의 전개양상을 살펴볼 수 있다.
포스터, 잡지, 북디자인, 인포그래피, 패키지, 캘리그래피, 아이덴티티 그리고 영상에 이르기까지 디자인 장르를 총망라한 작품들로 구성됐다.
이 공간에서는 자일리톨 껌 패키지와 이세이 미야케의 'PLEATS PLEASE' 연작 포스터로 잘 알려진 '사토 타쿠', 유니클로의 아트디렉팅으로 새로운 시각 언어를 구사하는 '사토 카시와', 무지(MUJI) 아트디렉터로 잘 알려진 '하라 켄야'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또한, 진보적이고 자유로운 시도로 그래픽디자인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김영나', '슬기와민', '워크룸' 등 한·일 그래픽 디자인의 흐름을 주도하는 주역들도 만날 수 있다.
마지막 아카이브 공간은 '인포그래픽으로 보는 그래픽 디자인 문화' 프로젝트로 꾸며졌다.
한·일 그래픽디자인 사무소의 연대기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이번 프로젝트는 '203 인포그래피연구소'가 진행했다. 한·일 그래픽디자인 역사 50년을 사회문화와 더불어 살펴본 연대기, 한국의 디자이너와 디자인 스튜디오 문화에 대한 설문을 시각화한 인포그래피 그리고 한국의 스튜디오 문화를 이끌었던 대표 디자이너 10인의 인터뷰 등으로 구성되었다. 특별히 전시장 출구에는 대형 플로터를 설치, 특정 시간마다 전시기념 10점의 포스터를 출력하여 관람객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김경균 기획의원은 "전시뿐 아니라 학술행사와 워크숍을 통해 한국과 일본 디자인의 과거와 현재를 살펴보고 미래를 조망했다"고 말했다.
12일 개최되는 디자인 심포지엄 '그래픽 심포니아'에는 김현, 슬기와민, 이재민, 나카가키 노부오, 오쿠무라 아키오, 하라켄야 등이 참여하여 한국과 일본 디자인에 대해 이야기한다.
9월2일 개최될 '디자인 세미나'에서는 '디자인 교육'을 시작으로 10월까지 '디자인 스튜디오', '디자인의 미래' 등을 주제로 한·일 디자인 상황을 심층적으로 돌아본다.
또한 8월 20일, 21일 양일 간 '의성어+의태어+음악+춤+캘리그라피+타이포그라피 실험'을 주제로 한·일 디자인 전공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디자인 창작 워크숍, 9월에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환경을 생각하는 디자인 워크숍 'Think about tree'를 연다.
이번 전시는 한국의 파주출판문화재단, 일본의 DNP 재단(DNP Foundation)의 작품대여 협조와 문화체육관광부, 일본국제교류기금 서울문화센터의 후원, 엡손 코리아, 두성 종이의 협찬으로 이뤄졌다.
가격 4000원. 문의 (02)3701-9500. 다음은 전시장 전경과 주요 작품 이미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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