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휘영 "영화계 무너지면 K-컬처도 무너진다"…홀드백·스크린 집중제한 논의
중예산 영화 지원 등 추경 656억원도 설명
-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코로나19 이후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영화계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홀드백 법제화, 스크린 집중 제한 제도 도입, 최소 상영일수 확대, 정책 펀드 확대 등 산업 생태계 전반의 쟁점 등을 논의했다.
14일 오후 서울 중구 인디그라운드에서 열린 간담회에는 김병인 한국시나리오작가협회 이사장, 김승범 나이너스엔터테인먼트 대표, 백재호 한국독립영화협회 이사장, 양우석 감독, 이동하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대표 등이 참석했다.
최휘영 문체부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우리 영화계가 코로나 이후 좀처럼 회복되지 못할 만큼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영화계를 되살릴 근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현장과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 왔지만, 중동 전쟁 이후 긴급 추경 편성에 집중하면서 관련 논의가 잠시 미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 장관은 "지난주 영화계 관계자들로부터 현장의 우려를 다시 들었고, 이제 추경도 마무리된 만큼 오늘 이 자리에서 논의를 계속 이어가고 싶다"며 "추경 편성이 일단락된 만큼 현안 논의를 다시 본격화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배급사연대는 지난 7일 홀드백 법제화와 '문화가 있는 날' 확대 시행 등 영화산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정책이 현장 의견 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반발했다. 이어 홀드백 법제화에 앞서 상설 협의체를 꾸려 극장과 영화가 함께 살 수 있는 방안을 먼저 논의하고, 새로운 유통 모델에서 예상되는 배급사 수익 침해를 보완할 상생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 장관은 홀드백과 스크린 상영 환경 개선, 정책 펀드를 통한 투자 확대 등이 이미 논의해 온 의제라고 짚었다. 다만 "홀드백 문제만 해도 영화계 내부 의견이 다 다르고, 국회에서도 아직 확정된 방향으로 가는 사안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문제는 따로따로 이야기할 게 아니라 영화계와 영화진흥위원회, 문체부 등이 함께 참여하는 민관 협의체를 만들어 공개적으로 지혜를 모아야 할 주제"라고 밝혔다. 개별 현안을 따로 떼기보다 산업 생태계 전체의 구조 개편 문제로 다뤄야 한다는 인식도 내비쳤다.
최 장관은 "큰 원칙에서 보면 정부와 영화계가 바라보는 방향은 다르지 않다"며 "지금은 이를 어떻게 구체적인 실천 방안으로 만들 것인지가 중요한 단계"라고 말했다. 정부와 현장의 문제의식은 같고, 이제는 실행 방안을 만드는 단계라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그는 이번 추경에서 확보한 영화 분야 예산 규모도 상세히 설명했다. "올해 영화 분야 본예산은 1279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54% 늘었고, 여기에 추경으로 656억 원이 추가 반영됐다"며 "영화계가 무너지면 K-컬처도 무너진다는 위기의식 속에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최대한 예산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추경의 핵심 가운데 하나로는 중예산 영화 지원을 들었다. 최 장관은 "중예산 영화 제작 지원에는 260억 원을 반영해 기존 20억~100억 원 구간에 더해 100억~150억 원 구간도 새로 만들어서 올해 중예산 영화는 모두 40편 안팎까지 지원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상업영화 제작 편수 감소가 현장 기반 자체를 흔들고 있다고도 짚었다. 최 장관은 "상업영화 제작 편수가 줄면서 현장 인력이 상시적으로 일하지 못하고 프로덕션 역량도 흔들리고 있다"며 "최소한 이 정도 규모의 제작이 지속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독립·예술영화와 첨단 제작 공정 지원도 함께 언급했다. 최 장관은 "독립·예술영화 제작 지원에 45억 원을 추가로 확보했고, VFX·CG·AI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제작 공정 지원에도 80억 원을 반영했다"며 "영화의 표현 기술과 완성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극장 관람 활성화 사업도 추경의 한 축으로 제시했다. 그는 "국민 영화 관람 활성화를 위해 1장당 6000원 할인권 450만 장을 제공하는 사업에도 271억 원을 반영했다"며 "국민이 다시 극장을 찾도록 해 문화 소비를 살리고, 침체한 내수와 민생에도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 장관은 추경 외 보완책도 거론했다. 그는 "이 밖에도 청년 콘텐츠 펀드와 예술인 복지 지원 등 영화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들을 함께 마련했다"며 "추경의 큰 골자는 여기까지이고, 나머지는 현장과 계속 논의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는 최근 영화계 안팎에서 제기된 홀드백 법제화와 스크린 집중 제한, 최소 상영일수 확대, 정책펀드 확대 등 구조 개혁 요구를 놓고 정부와 현장이 공개적으로 의견을 맞추는 자리였다. 문체부는 앞으로 현장 의견을 바탕으로 한국 영화산업 회복 방안을 구체화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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