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지미 금관문화훈장 추서, 보관·은관에 이어 최고등급 훈장
-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정부가 지난 7일 향년 85세로 별세한 고 김지미 배우에게 대한민국 문화훈장 가운데 최고 등급인 금관문화훈장을 14일 추서한다. 이번 훈장은 우리 영화와 대중문화의 한 시대를 상징한 원로 배우의 발자취를 국가가 공식적으로 기리는 뜻을 담는다.
문화훈장은 문화예술 발전과 국민의 문화 향유에 뚜렷하게 기여한 이에게 주는 훈장이다. 고 김지미 배우는 1997년 보관문화훈장, 2016년 은관문화훈장을 받은 데 이어, 한국 대중문화 산업 발전에 오래 기여한 공로가 인정돼 세 번째로 문화훈장을 받게 됐다. 등급이 다른 세 차례 문화훈장 수훈 이력은 오랜 시간에 걸친 활동과 공적이 두텁게 축적됐다는 점을 보여준다.
김지미는 1957년 영화 '황혼열차'로 데뷔한 뒤 '비 오는 날의 오후 3시', '토지', '약속', '길소뜸' 등 수많은 작품에서 주연을 맡으며 한국영화의 성장기를 이끌었다.
그는 멜로·사회극·문학 작품 영화화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고 스크린을 오가며 당대 관객에게 친숙한 얼굴이자 영화 산업을 견인한 흥행 배우로 자리 잡았다.
여성 중심 서사가 제한적이던 시기에도 그는 폭넓은 역할을 소화하며 스크린 속 여성 인물상의 지평을 넓혔다. 청룡영화상과 대종상, 백상예술대상 등 국내 주요 시상식에서 여러 차례 여우주연상을 받은 경력은 대중성과 예술성을 함께 인정받은 배우였다는 점을 보여준다.
연기 활동을 넘어 제작 현장에서도 활동 반경을 넓혔다. 김지미는 ㈜지미필름을 설립해 제작자로 나서 한국영화 제작 기반을 넓히는 데 힘을 보탰다. 작품 선택과 제작 과정에 직접 참여하며 배우와 제작자가 함께하는 모델을 보여줬고, 한국영화가 산업으로 자리를 잡는 과정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단체 활동과 제도 개선을 향한 역할도 이어졌다. 그는 한국영화인협회 이사장을 맡아 영화인들의 목소리를 대변했고, 스크린쿼터사수 범영화인 비상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참여해 자국 영화 보호 장치를 지키는 데 앞장섰다.
아울러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을 역임하며 정책 논의에도 참여하는 등 한국영화 생태계 보호와 제도적 기반 강화에 실질적인 역할을 해 왔다.
이 같은 공적은 예술계 안팎에서 인정받았다. 김지미는 2015년에 예술인에게 주어지는 최고 영예 가운데 하나인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으로 선출돼 원로 영화인으로서 한국 영화 예술 발전에 기여했다. 배우와 제작자, 단체 활동을 두루 경험한 경력이 후배 영화인들에게는 귀감이 됐고, 관객에게는 오랜 시간 친숙한 얼굴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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