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트로, 美 자본 척결에 나서다…냉전 불씨 점화 [역사&오늘]
1960년 8월 7일, 쿠바의 내 미국 자산 몰수 선언
- 김정한 기자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1960년 8월 7일, 쿠바의 최고 통치자 피델 카스트로가 미국인 소유 자산 몰수를 선언했다. 이 조치는 미국과 쿠바 관계를 격화시키는 결정적 사건으로 기록됐다.
쿠바 혁명 이후, 미국 기업들이 독점하던 쿠바 경제 구조는 큰 변화에 직면했다. 카스트로 정권은 미국의 경제적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토지개혁과 산업 국유화를 추진했다. 이는 미국 기업들에게 큰 타격을 줬다.
카스트로가 선언한 법령에 따라 에너지를 비롯한 다양한 부문에서 운영되던 미국 기업들의 자산이 쿠바 정부의 통제 아래로 넘어갔다. 이 조치는 특히 석유 정제 시설과 전력, 전화 등 핵심적인 산업 분야를 겨냥했다. 카스트로 정권은 이 기업들이 쿠바의 경제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당시 미국 기업들은 쿠바의 전력 생산량 대부분과 전화 서비스, 대규모 농장 등을 소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은 즉각 반발했다. 몰수된 자산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을 들며, 카스트로의 조치를 불법적인 행위로 규정했다. 아이젠하워 미국 대통령은 쿠바에 대한 경제 제재를 강화하며 맞섰다. 이는 쿠바산 설탕 수입을 중단하는 것으로 이어졌고, 쿠바 경제에 큰 타격을 입혔다. 그러나 카스트로 정권은 소련과의 관계를 강화하며 미국의 압박에 맞섰다. 소련은 쿠바산 설탕을 구매하고 석유를 공급하며 쿠바의 버팀목 역할을 자처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쿠바가 소련의 영향권 아래로 들어가는 계기가 되었다. 카스트로의 미국 자산 몰수 선언은 단순히 경제적 조치를 넘어, 냉전 시대의 국제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주요 사건으로 자리 잡았다.
이 사건은 이후 1961년 피그스만 침공과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등 더 큰 충돌의 서막을 열었다. 이 사건은 쿠바와 미국 관계의 복잡성과 역사를 이해하는 데 있어 중요한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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