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시대엔 돌도끼를 '천둥 신의 물건'이라 생각했다
국립중앙박물관 '벼락도끼와 돌도끼' 전시 19일부터…선사시대 돌도끼 등 149점 전시
- 박창욱 기자
(서울=뉴스1) 박창욱 기자 = 지금은 돌도끼 같은 석기가 선사시대의 생활 도구였다는 사실을 모르는 이는 없다. 그러나 근대 학문 체계를 갖춘 고고학이 도입되기 전인 조선 시대 사람들은 돌도끼를 과연 어떤 물건이라고 생각했을까.
국립중앙박물관의 설명에 따르면 조선 시대 사람들은 돌도끼를 '뇌신'(雷神·천둥 신)의 물건이라고 여겼다. 특히 벼락이 떨어진 곳에서 발견한 돌도끼를 '벼락도끼'라고 불렀다. 이 벼락도끼는 하늘에서 천둥과 번개를 다스리는 신의 도끼로 나쁜 기운을 물리치는 신묘한 약효를 가진 '만병통치약'이라고 생각해 임금님께 진상품으로 올리기도 했다.
이런 내용은 조선 시대 여러 문헌에도 기록돼 있다. 대표적인 예로 '조선왕조실록'에는 벼락도끼와 관련된 기록이 세종 23년(1441)을 시작으로, 광해군 14년(1622)에 이르기까지 약 180년 동안 7번이나 나온다. 하지만 성리학적 사회질서가 자리를 잡으면서 17세기 이후에는 벼락도끼를 신의 물건이 아닌 자연적인 '기'(氣)가 뭉쳐 만들어진 물건이라고 생각하면서 자연스레 실록에서도 기록이 사라진다.
김동안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는 "뇌신 신앙은 중국 당나라 시기부터 널리 퍼지기 시작해 우리나라에도 건너온 것으로 추정된다"며 "그 영향으로 남아 지금도 일부 사찰에 가면 뇌신의 그림을 종종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기록에 '돌도끼를 갈아먹었다'는 내용이 있는데, 구석기 시대의 타제 석기는 잘 갈리지 않으므로 청동기시대까지 썼던 '간석기'를 주로 이용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 학예연구사는 또 "조선 시대 일부 기록에 '돌도끼는 사람이 만든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가지는 내용도 나오지만, 대체로 신의 물건으로 보는 경향이 강했다"며 "조선 시대에도 천문학 같은 과학은 상당히 발달했으나, 옛 석기를 보는 관점에서는 현대 고고학과는 많이 달랐던 것으로 이해된다"고 말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인류가 가장 오랜 기간 동안 사용해 온 도구인 돌도끼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보여주는 '벼락도끼와 돌도끼' 전시를 19일부터 오는 7월3일까지 상설전시실 1층 테마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선 선사시대 돌도끼, 조선 시대 뇌공도 등 149점이 관객과 만난다. 그동안 전시에 활용하지 않았던 조선총독부박물관 수집품과 구입품을 포함한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돌도끼를 중심으로 구석기시대에서 청동기시대의 석기의 제작 방법과 변화 양상을 이해할 수 있다.
전시를 더욱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관람객을 위한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오는 5월4일 열리는 박물관 역사문화교실에서는 구석기연구의 권위자인 서울대박물관장 이선복 교수가 강의한다.
같은 달 18일 '세계박물관의 날'에는 오후 2시 ‘고고역사부장이 들려주는 돌도끼 이야기’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전시 기간 중 매일 오전 11시와 오후 2시에는 도슨트의 전시해설이, 격주 수요일 오후 7시에는 ‘큐레이터와의 대화’ 프로그램이 있다. 매주 월요일 휴관. 문의 (02)2077-94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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